오세훈·안철수 단일화 셈법… 경쟁력, 유·무선이 뭐길래
여론조사 문항부터 전화 대상까지, 단일화 키워드 비교·분석
[아시아경제 박준이 기자] 서울시장 보궐선거 단일화를 추진하고 있는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가 후보 등록일을 넘겨서도 단일화 방식을 두고 연일 샅바싸움을 벌이고 있다. 19일 안 후보가 오 후보 측의 방안을 통 크게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어떤 안을 수용하는지를 두고도 해석이 엇갈린 상황이다. 오 후보 역시 양보를 밝혔지만, 실질적으로 양측 사이에 단일화 관련 논의에서 진전된 것은 없다. 단일화 과정에서 등장했던 적합도·경쟁력과 가상대결, 유선과 무선 방식은 각각 어떻게 다르고 어떤 점이 중요할지 비교해봤다.
경쟁력? 적합도? 가상대결?
보통 설문조사에선 어떤 질문을 던지느냐에 따라 결과 값이 다르게 집계될 수 있다. 특히 선거와 같이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조사에선 질문 자구 하나하나가 중요하게 여겨진다. 안일원 리서치뷰 대표는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안철수 후보 간 단일화도 질문을 어떻게 할 것인가 실랑이를 하다가 파토가 났다"며 "두 후보가 막상막하일 경우 자구 차이 하나로 운명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간 안 후보 측이 주장해 왔던 경쟁력은 ‘상대 후보와 대결할 때 어떤 후보가 더 경쟁력이 높은가’라는 질문 방식이다. 안 후보 측은 이번 야권 단일화의 취지가 여당 후보를 이길 단일 후보를 선출하는 데 있기 때문에 질문 자체에도 이 같은 내용이 담겨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배철호 리얼미터 전문위원은 "안 후보 입장에선 당연히 가상 대결, 즉 경쟁력 문항을 요구할 것"이라며 "연초 여론조사 등 결과를 보면 안 후보 가상대결 결과가 여권 후보와 근접해 있었다"고 분석했다.
반면 오 후보 측이 제시해왔던 적합도는 ‘누가 서울시장으로 적합하다고 보는가’를 묻는 것으로 여론조사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질문 문항이다.
협상 과정에서 구체화된 ‘가상대결’ 방식도 등장했다. 이는 여론조사 문항을 적합도나 경쟁력이 아니라 ‘박영선 대 오세훈, 박영선 대 안철수 중 누구를 선택하겠느냐’고 묻는 질문이다. 이에 이태규 국민의당 사무총장은 지난 17일 양당 실무협상단 회의 직전 기자들과의 자리에서 “경쟁력 측정 방법 중 하나가 가상대결은 새로운 게 아니다”라며 “오 후보가 새로운 거라 했지만 모든 언론사가 이미 가상대결을 하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유·무선 차이가 중요한 이유
단일화 협상의 또 하나의 쟁점은 여론조사 대상 선정 문제다. 유선전화 보유자와 무선전화(휴대폰) 보유자의 비율을 어떻게 설정할 지에 관한 것이다. 그간 국민의힘은 유선전화를 최소한 10% 반영하자고 주장한 반면, 국민의당은 “무선전화 100%로 진행해야 한다”고 맞섰다.
여론조사에선 '유선전화 포함' 여부에 따라 승패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실제 칸타코리아가 조선일보·TV조선 의뢰로 지난 13일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806명을 무선전화 85%, 유선전화 15%로 실시한 ‘야권 단일후보 적합도’ 조사(셀가중)에서 오 후보가 36.8%로 안 후보(31.5%) 보다 우세했다. 반면 넥스트리서치가 SBS 의뢰로 같은 날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8명을 무선전화 100%로 조사한 ‘야권 후보 적합도’ 조사(셀가중)에선 안 후보가 36.1%로 오 후보(32.3%)를 넘어섰다. (각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특히 통상 유선전화 보유자 중엔 고령층이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정당, 후보 지지층과 무관하지 않다. 이는 국민의힘의 지지층인 보수층, 고령층의 의견이 반영될 여지가 높은 방식이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국민의힘 측은 “무선전화조차 사용할 수 없는 취약계층 등 모든 서울 유권자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선 유선전화 반영이 필수”라며 “대부분 공신력 있는 민간 여론조사 기관에서도 유선의 비율을 20% 수준으로 반영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반면 이 사무총장은 지난 17일 기자들과의 자리에서 “국민의힘은 경선 때 안심번호로만 (여론조사를) 했다”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요청해 받은 안심번호가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방식”이라고 반박했다.
'오세훈 안' vs '안철수 안'
양측의 갈등은 19일 두 후보의 정리로 일단락 됐다. 그러나 두 후보가 서로를 향해 양보하겠다고 나서면서 이제는 ‘어떤 안을 수용할 것인가’가 관건이 됐다. 이날 오후 안 후보가 수용하겠다는 오세훈 안은 ‘경쟁력과 적합도를 각각 50%씩 반영하되, 조사 방법도 응답자에게 적합도와 경쟁력 중 한 항목씩만 물어보자는 것’으로 정리됐다. 여기에 유선전화 10%도 포함하기로 했다.
이어 오 후보 역시 경쟁력, 적합도 50대 50 혼합 비율에 동의했지만 안 후보 측의 ‘무선 100%’ 안을 받아들이겠다고 나서면서 막판 혼선이 벌어졌다. 양측은 이를 놓고 20일부터 다시 논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상대방의 양보를 요구하며 벌였던 실랑이가, 이제 자신이 한 양보를 받아들려달라는 실랑이로 바뀔지도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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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오 후보와 안 후보는 전날 배석자 없이 만나 실무협상팀을 재가동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양측은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전인 24일에는 협상을 마쳐야 한다는 데도 뜻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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