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바이 아메리칸, 한미 FTA 위배 없도록"…양국 통상현안 논의 본격화
미국, 우리 정부에 "한미 FTA, WTO 정부조달협정 위배 안한다"
산업부 장관 다음달 미국 출장 추진…통상·산업 등 각종 현안 폭넓게 논의할 듯
[세종=아시아경제 권해영 기자]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정부 조달 시장에서 미국산 제품을 우선 구매하는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 정책과 관련해 우리 정부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틀을 벗어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원칙론을 확인한 것으로 미국의 속내는 바이 아메리칸의 세부 정책이 공개된 후 판단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 가운데 통상당국 수장인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미국 새 행정부 출범에 맞춰 다음달초 통상정책라인 당국자들과 미국 방문을 추진중이라 바이 아메리칸을 비롯한 각종 통상 현안은 물론 산업·자원 협력방안에 대해 양국간 폭넓은 논의가 이뤄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17일 정부에 따르면 미국은 기존 한미 FTA의 정부조달챕터, 세계무역기구(WTO)의 정부조달협정(GPA)을 위배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바이 아메리칸 정책을 운영하겠다는 입장을 우리측에 전달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바이 아메리칸 행정명령이 나온 이후 미국측에 기존에 체결한 협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문의한 결과 이 같은 답변을 받았다"며 "향후 바이 아메리칸의 세부안이 수립되면 미국이 약속한 범위 내에서 정책을 이행하는지 살펴보고 대응방안을 수립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 아메리칸 정책의 세부안은 상반기 발표될 전망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월25일 연방정부 물품 조달시 미국산 제품을 우선 구매하겠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행정명령에 따라 관계당국은 180일 이내에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수립해야 한다.
한미 FTA에 따르면 양국 정부는 한화 1억원 이상의 상품, 서비스를 구매할 경우 상대국 기업을 차별해서는 안된다. 건설 서비스 기준으로는 74억원 이상일 때다. 중소기업, 국가안보 등 예외를 인정했는데 미국 정부가 바이 아메리칸 정책을 통해 어느 범위까지 예외를 확대할지가 관건이다. 바이든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에 따르면 외국산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예외조항이 축소되고, 미국산 제품 규정 기준 또한 엄격해질 전망이다.
정부와 업계에서는 바이 아메리칸 정책이 우리 기업에 미칠 여파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미국 정부조달 시장은 6000억달러 규모다. 이 중 외국산 비중은 5%로 외국 기업이 입는 타격은 최대 300억달러 규모로 추산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1월 발표한 행정명령을 통해 정부 관용차를 전기차로 교체하고, 이를 미국산 부품 비중이 50% 이상인 차량으로 제한하겠다고 밝혀 향후 정책 방향을 예고했다.
일각에서 바이든 정부가 트럼프 전 정부보다 더 센 보호무역 카드를 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면서 우리 통상당국의 긴장감도 한층 높아지는 상황이다.
트럼프 전 정부가 보호무역의 수단으로 관세를 활용했다면 바이든 정부는 노동, 환경, 인권 등 아젠다의 스펙트럼이 훨씬 넓고 우리가 기존에 체결한 협약에도 전방위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예컨대 노동의 경우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을 근거로 한미 FTA에 규정된 노동조건의 '이행 강화'를 요구할 수 있다. 생산과정에서 일정 수준 이상의 노동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제품의 미국 수입을 규제할 경우 개발도상국에 생산기지를 둔 우리 기업의 타격이 예상된다.
한편 정부는 미국 새 행정부 출범에 맞춰 통상 현안 뿐 아니라 한미 양국의 산업, 자원 협력을 강화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다음달 초 미국 방문을 추진중이다. 상무부, 에너지부 장관과 면담하고 각종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의 경우 대표가 내정자 신분이라 면담 성사 여부는 불투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 아메리칸, 탄소국경세,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등 현안을 논의하고 우리 산업과 기업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입장 등을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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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관계자는 "현재 미국측과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며 "바이든 정부 출범 후 통상, 산업, 자원 분야 등에서 미국의 정책이 구체화되기 전 우리 입장을 전달하고 협력방안 등 다양한 현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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