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금융, 경제, 경영, 회계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문지식과 경험을 갖춘 자를 이사회에 참여시켜 다양성과 전문성을 제고하고, 독립적인 다수 사외이사의 참여를 통해 이사회 견제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국내 금융지주들은 이사회에서 활동하는 사외이사들이 다양성과 전문성을 가지고 경영진 견제기능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많게는 연 1억원이 넘는 보수를 받는 사외이사들이 정작 이사회에서 낸 의견들은 경영진 결정에 대한 ‘찬성’ 또는 ‘특이의견없음’ 일색이다.

국내 ‘빅4’ 금융지주는 지난해 적게는 10차례, 많게는 20차례의 이사회를 열었다.


KB금융 사외이사들은 지난해 20차례 이사회에 100% 참석해 모든 안건에 ‘찬성’ 또는 ‘특이의견 없음’ 의견을 냈다. 상황은 다른 금융지주들도 마찬가지. 지난해 100% 참석률 속에 총 10회의 이사회를 연 하나금융지주. 하나금융도 그룹내부통제규정 개정 안건에 ‘모호한 해석’을 문제 제기하며 한 건의 ‘반대’가 나온 것 외에 리스크관리위원회 결의사항, 내부통제 체계·운영 실태 점검결과 등을 포함한 대부분의 안건이 ‘찬성’ 표로 채워졌다.

우리금융 역시 평균 참석률 98%를 기록한 총 14회 이사회에서 사외이사 전원이 ‘찬성’ 및 ‘특이사항 없음’ 이었다. 내부통제 보고, 대주주·임원 등과 회사의 이해상충 행위에 대한 감독방안, 중장기 경영계획 등 굵직한 사안들에 대해 모든 사외이사들은 경영진 결정에 거수기 역할만 했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총 16차례 이사회에서 비상임이사 자격요건이나 이사회구성건 정도에서만 일부 반대 의견이 나왔다.


‘예스맨’으로 구성된 금융지주 이사회 안에서의 모든 결정은 늘 순조롭다. 사외이사들은 거수기 역할을 한 댓가로 회당 100만원의 회의 참석 보수를 포함해 연 평균 6000만~8000만원, 일부는 1억원 넘게 챙겼다.


물론 금융지주 이사회에 회부된 안건이 치열한 논의과정 없이 쉽게 ‘가결’ 된 것은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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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난해 사모펀드 불완전판매, 주요 경영진의 연임 이슈 등으로 금융지주들이 떠들석한 논란에 휩싸였던 분위기를 생각하면 ‘찬성’ 일색속에 순조롭게만 진행된 이사회를 곱게 볼 수만은 없다. 고액 보수를 챙기는 사외이사들은 이사회 거수기 노릇을 멈추고 다양성과 전문성을 살려 경영진 견제기능을 제대로 수행해야 한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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