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욱 "공수처장, 직접수사보다 조율·조정 국민소통창구"
관훈포럼서 ‘민주공화국과 법의 지배’ 주제로 기조연설
"헌법 1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는 규범명제"
"수사처 검사도 영장청구권 가진 준사법기관"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이 25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포럼에서 '민주공화국과 법의 지배'를 주제로 기조 발언을 한 뒤 언론인으로 구성된 패널들과 토론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아시아경제 최석진 기자, 김대현 기자] 김진욱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은 25일 공수처장의 역할은 직접 수사보다는 조율·조정을 하는 국민 소통창구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 처장은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주최 포럼에서 ‘민주공화국과 법의 지배’라는 주제의 기조발언을 한 뒤 가진 질의응답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 처장은 이어 검찰개혁과 관련, "헌법재판소와 대법원의 관계를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종전에 모든 사건 재판 권한이 대법원에 있다가 헌재가 생기면서 업무를 나눠맡게 된 것처럼 검찰과 공수처 관계도 같다고 생각한다"며 "모든 사건 일반적 수사권은 검찰이, 고위공직자 특정유형 범죄는 공수처가 우선 수사권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변호사협회의 처장 추천을 처음에는 거부한 이유에 대해 "수사기관 경험이 별로 없어 내게 맞는 자리가 아니라고 생각했었다"며 "며칠 더 생각해보라는 말씀을 듣고 곰곰이 생각해 보고 공수처법도 찾아보고 하니 내 역할이 있을 거라 생각해 수락했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앞서 기조발언에서는 "흔히들 우리나라 검찰제도에 관해 검찰의 권한이 다른 나라에 비하여 강하다고 한다 "며 "그러나 특히 고위공직자 범죄나 부패 수사에 있어서는 검찰의 수사가 공정성 논란에 휩싸인 경우가 많았고 1996년 참여연대의 입법청원으로 반부패 관련 법안이 시작된 것이 공수처 제도의 시작으로 알고 있다 "고 말했다.
그는 공수처의 역할에 대해서는 검찰청법상의 검사와 같이 준사법기관이라면서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로서 봉사해야 함은 물론이고, 헌법 103조의 정신에 따라 헌법과 법률에 의해 그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직무를 수행해야 할 것 "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익의 대표자로서 객관의무도 부담하는 존재"라고 말했다.
또 김 처장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는 헌법 제1조는 사실명제가 아닌 규범명제"라며 "'민주공화국으로 만들어가야 한다'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그는 191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임시헌장 1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제로 함'이 나온 배경을 설명하며 "약 백년이 지난 오늘 우리 헌법은 1조에서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라고 선언하고 있다"고 전제했다.
이어 "약 백년 전에 망명정부였던 임시정부가 민주공화제로 하기로 했던 약속이 현재의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정부에 의해 이뤄졌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임시정부가 했던 약속의 이행에 백년이 걸린 것인데 민주공화국의 약속 이행은 아직도 진행 중인지 모르겠다"며 "군주국이 군주가 법을 통치의 수단 삼아서 통치하는 법에 의한 지배를 추구하는 사회라면 민주공화국은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고 군주조차도 법 아래 있고 법의 적용을 받는 법의 지배가 통용되는 사회"라고 주장했다.
김 처장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가 비록 그 형식은 서술형의 사실명제처럼 기술돼 있지만 실질은 규범명제로, 그 수범자는 우리 모두일 수밖에 없고, 그러므로 민주공화국은 우리 모두가 만들어가야 할 과정 중에 있는 과제라고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어야한다'거나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으로 만들어가야 한다'는 내용의 규범명제라는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 처장은 또 '법의 지배'를 강조하며 "법은 미리 공포돼있어야 하고, 미리 확정돼 있어야 하고,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적용돼야 한다"며 "공수처가 법의 지배를 실현하는 수단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법이 정치에 예속되는 '법에 의한 지배'가 아니라 합리성이 지배하는 법이 독자적으로 무엇이 옳은지를 추구하는, 정의의 원칙에 따라 우리나라 수사기관이 운용돼야 한다는 점을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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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김 처장은 인사말에서 포럼 참석을 고민했다고 밝히면서 "가장 큰 고민은 제2의 인사청문회가 될까 걱정도 했다"면서도 "새로운 제도로 출발하는 공수처가 사회적인 관심의 대상인 상황에서 앞으로 공수처의 중립성, 독립성을 어떻게 지켜나갈 것인지, 다른 수사기관과의 관계 설정은 어떻게 할 것인지 등 국민의 알권리 차원에서 이런 자리가 필요하지 않겠냐는 취지의 말씀을 하셔서 오늘 이 자리를 준비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대현 기자 kd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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