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외통위, ‘조약의 체결·비준 절차 등에 관한 법’을 상정
조약 비준 관련 국회의 영향력 확대…투명성과 민주성 제고될 듯
"사드 비준 논란 등 사라질 수 있어"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대통령이 가진 국제조약 체결권에 대한 국회의 통제권을 강화하는 법 제정 논의가 본격 시작됐다. 정부는 ‘과도한 제약’이라며 반대 입장이지만 29년 해묵은 논란을 마무리 하려는 국회 의지가 강해 법안 처리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법이 통과되면 과거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때처럼 국회 비준이 필요하냐 아니냐 하는 논란은 해소될 수 있다.


18일 국회 외교안보통일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어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조약의 체결·비준 절차 등에 관한 법’을 상정해, 본격적인 논의를 시작했다. 1992년 민주자유당 개혁입법으로 등장한 이래 29년간 국회에서 논의만 됐던 이 법이 빛을 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 관련 법은 국회마다 제출됐지만 정부 등 반대로 폐기되는 일을 반복해왔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 의원들 질의에 답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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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헌법은 조약 체결과 관련해 대통령에게 체결·비준권(73조)을, 국회에는 동의권(60조1항)을 각각 부여한다. 하지만 관련 절차법이 없는 탓에 국회 동의권은 제한적으로 사용됐다. 국회 외통위에 따르면 올해 1월 기준 우리나라가 체결한 조약수는 3379건이지만 이 가운데 국회 동의를 거친 것은 707건(20.9%)에 불과하다. 국회 동의가 필요한지 여부를 정부가 결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2016년 사드 도입 당시 야당에서는 정부에 비준동의 제출을 요구했지만 정부는 수용하지 않았다.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이나 한·UAE 비밀 군사협정 역시 비슷한 논란을 겪었다. 게다가 조약이 체결된 후 국회에 동의 요청이 오면, 국회는 수정권한 없이 수용 여부만 결정하도록 하고 있다. 홍 의원 등이 마련한 제정안은 정부의 조약 체결 계획 제출부터 논의 상황 보고 등을 진행하도록 해 과정의 투명성까지 확보하려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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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등은 여전히 법 제정에 부정적 입장이다.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국회에서 "삼권분립 차원에서 과도하게 제약하는 방향으로 법이 개정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외교부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밝혔다. 주목되는 점은 이 법이 여당 정책위의장인 홍 의원이 발의했으며, 법안 발의에 참여한 사람 가운데는 민주당 소속 송영길 외교통일위원장도 포함돼 있다는 점이다. 외통위 법안소위 위원인 이재정 민주당 의원은 "국민의 권리의무와 관련돼 있다든지 재정적 부담을 지우는 그런 조약에 대한 국회의 사전 조율과 협의 필요성은 분명하다"며 외교부에 입장 변화를 요구했다.

나주석 기자 gongg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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