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명절은 명절” 광주 양동시장 새벽부터 북적
호남최대 전통시장 코로나·추위에도 장보러 나온 발길 이어져
가격 흥정 입담은 없어도 “더 드렸어” 시장 특유의 ‘情’은 여전
[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윤자민 기자] “예년만 못해도 그래도 명절은 명절이네.”
설 명절 연휴 전날인 10일 오전 7시께 호남 최대 전통시장인 광주광역시 서구 양동시장.
수은주가 영하 1℃를 가리키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른 아침부터 물건을 사러 나온 시민들이 제법 보였다.
상인들도 코로나19로 인해 사실상 손발이 묶이면서 1년에 2번 있는 명절 대목 장사를 걱정했지만 “그나마 다행”이라고 입을 모을 정도로 꽤 많은 시민들이 이곳을 찾았다.
천으로 만든 에코 장바구니, 바퀴가 달린 수레 장바구니 등 시민들은 저마다 어깨에 걸치고 손으로 끌면서 명절 장보기에 여념이 없었다.
상인들도 보기 좋게 물건을 수시로 정리하며 손님 맞을 준비에 한창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전통시장 특유의 가격을 흥정하는 구수한 입담은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시민들 대부분은 상인들의 어려운 사정을 알고 있다는 듯 “가격을 깎아 달라” 하지 않았지만 상인들은 물건 구매에 대한 고마움을 “많이 더 드렸어”라는 표현으로 대신했다.
남편과 함께 나온 정영자(62·여)는 “이번 설에는 서울에 있는 아들에게 내려오지 말라고 하고 같이 살고 있는 딸과 조촐한 명절을 보내려고 간단히 장보러 나왔다”며 “상인들도 어려울 것을 아니까 깎아달라는 말을 못 하겠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이날 연차를 내 장사를 하고 있는 부모님을 도와드리려 나왔다는 김진형(31)씨도 눈코 뜰 새 없이 바빴다. 겨울에, 그것도 야외인데도 이마에는 땀방울이 송골송골 맺혔다.
김씨는 “부모님은 20여 년을 해 오셨는데 오늘 하루 이렇게 하는 게 뭐가 힘들겠느냐”며 “오후까지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계속 됐으면 할 뿐이다”고 말했다.
전감을 사기위해 육류 코너를 둘러보던 박현주씨(40·여)는 “코로나19로 가족들이 많이 모이지 않아 지난 설에 비해 살 것이 많이 줄었지만 그래도 시장으로 왔다”며 “아무리 그런다해도 명절엔 전통시장을 와야 맛이 난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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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소가게를 운영하는 한 상인은 “예년에 비해 매출은 절반으로 뚝 떨어졌지만 그래도 손님들이 찾아주는 것을 보니 명절은 명절인가 보다”며 “값 싸고 품질 좋은 전통시장을 많이 애용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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