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25일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시행
분주해진 금융권 움직임
디테일에 숨어 있는 악마를 잘 골라낼 수 있도록 역량 발휘해야

[아시아경제 박선미 기자] 소비자 보호의 원년. 금융회사 경영진에게 2021년이 어떠한 의미냐고 묻는다면 십중팔구는 이렇게 답할 것이다.


금융권은 다음달 25일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시행을 앞두고 움직임이 분주하다. 하나은행은 업계 최초로 상품숙지 의무제를 도입해 상품에 대한 내용을 숙지한 직원들만 상품을 판매할 수 있도록 제도화했다. 지성규 행장은 금융소비자보호가 핵심가치라는 점과 진정한 의미의 소비자보호를 실현하겠다는 내용으로 구성된 다짐문을 직접 작성해 직원 앞에 공표했다. 신한은행은 자체 미스터리쇼핑을 통해 현장점검을 하고 있고 우리은행은 KT와 인공지능(AI) 기반 금융상품 완전판매솔루션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금융당국도 금소법 시행이 임박하자 준비의 고삐를 바짝 당기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금융소비자보호처를 대폭 확충하는 조직개편을 진행했고 금융위원회는 이달부터 금융위·금감원·관계기관 합동으로 ‘금소법 시행 준비상황 점검반’을 운영해 업계 애로사항에 대응해 나가고 있다.

[초동시각]금소법 시행을 한달여 앞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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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소법은 펀드, 변액보험 등 일부 금융상품에만 적용되던 ▲적합성 원칙 ▲적정성 원칙 ▲설명의무 ▲불공정영업행위 금지 ▲부당권유행위 금지 ▲허위 과장광고 금지 등 6대 판매원칙을 모든 금융상품에 확대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예컨대 은행 직원이 대출을 받으러 온 고객에 다른 금융상품 계약을 강요하거나 부당한 담보 요구 등의 행동을 할 수 없다. 위반시 ‘징벌적 과징금’이 부과된다.


금융소비자 권익 보호를 위해 금융상품 계약 후 일정기간 내 소비자가 동 계약 철회 시 판매자는 이미 받은 금전·재화 등을 반환할 수 있는 ‘청약철회권’과 금융회사가 6대 판매원칙 위반 시 소비자는 최대 5년 이내에 해당 계약에 대한 해지 요구가 가능한 ‘위법계약해지권’이 적용된다. 소비자의 재산상 현저한 피해를 발생시킬 우려가 있을 경우 금융위원회는 상품 판매 제한명령을 발동할 수 있게 된다.

금융권의 금소법 준비 안에는 라임·옵티머스·디스커버리펀드 등 잇따른 사모펀드 사태로 불완전판매 ‘꼬리표’를 달게 된데 대한 뼈 아픈 자기반성이 깔려 있다. 소비자보호 강화를 통해 잃었던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의지도 반영돼 있다. 전화위복의 기회이기도 하다. 금소법이 금융권 현장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은 꼭 소비자들에게만 좋은 법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이유다.


금융회사와 소비자 모두 앞으로 적잖은 금소법 시행 ‘진통’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불완전판매를 차단하기 위해 마련된 장치들 때문에 상품판매 시간이 지나치게 많이 걸릴 수도 있고 이로인해 현장 직원과 고객들의 피로감이 높아질 수 있다. 법 적용 과정에서 새로 등장하게 될 모호한 조항 해석들은 오히려 기존에는 없었던 금융사와 소비자 간 잦은 분쟁을 부추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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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상품 불완전 판매에 따른 소비자 피해 방지에 초점을 맞춘 금소법이 제 기능을 잘 할 수 있을지는 각종 ‘꼼수’를 차단하고 초기에 발생하는 이러한 ‘진통’들을 얼마나 적절하게 처리하느냐에 달려있다. 악마는 디테일에 숨어있다. 새 출발 하는 금소법이 순항할 수 있도록 각종 책임회피 논란에서 빠지지 않고 있는 금융당국이 디테일에 숨어 있는 악마를 잘 골라낼 수 있도록 역량을 다해주길 바란다.


박선미 기자 psm8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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