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 돕기 위해 지난해 기부 행사 마련
평소 폐렴 증세로 합병증 우려돼 백신 접종서 제외돼
英 정부 "위기 순간에 우리 단결시켰다" 추모

지난해 7월17일 런던의 윈저성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으로부터 받은 기사 작위 훈장을 들고 있는 무어의 모습. /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7월17일 런던의 윈저성에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으로부터 받은 기사 작위 훈장을 들고 있는 무어의 모습. / 사진=연합뉴스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임주형 기자] 코로나19 방역 최전선에서 싸우는 의료진을 돕기 위해 노쇠한 몸을 이끌고 성금을 모은 영국 2차 세계대전 베테랑이 결국 숨을 거뒀다. 사망 소식이 알려진 뒤 영국 정부·시민들은 애도를 표했다.


2차 세계대전 참전용사로 최근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으로부터 기사 작위를 받은 톰 무어(100)는 2일(현지시간) 잉글랜드 중부 베드퍼드셔 한 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무어의 딸인 한나 씨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임종 전 마지막 몇 시간 동안 아버지와 함께 웃음과 눈물을 나눴다"라며 "아버지는 최후가 왔다고 판단해 가족들이 모인 병상 침대에 누워 어린 시절의 일들을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무어의 별세 소식이 알려진 뒤, 고인에게 기사 작위를 수여했던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애도를 표했다. 여왕은 공식 입장문을 내고 "고인이 나라 전체와 전세계 다른 이들에게 제공했던 영감을 인정한다"며 추모했다.

2일 톰 무어의 죽음을 추모하며 반기가 게양된 영국 총리 관저 다우닝가 10번지. / 사진=트위터 캡처

2일 톰 무어의 죽음을 추모하며 반기가 게양된 영국 총리 관저 다우닝가 10번지. / 사진=트위터 캡처

원본보기 아이콘


보리스 존슨 총리 또한 "글자 뜻 그대로의 영웅"이라며 "암울했던 2차 세계대전 당시 자유를 위해 싸웠고, 전후 가장 깊은 위기에 직면한 우리 모두를 단결시키고 응원했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이날 총리 관저인 다우닝가 10번지에는 고인을 추모하는 뜻으로 반기가 게양됐다.


무어는 영국을 포함한 유럽 대륙에서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세계적 대유행)이 발발했던 지난해 4월 당시,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에서 근무하는 의료진들을 돕기 위해 모금 운동을 벌였다.


당시 그는 1000만파운드(약 152만원) 모금을 목표로, 100세에 이르는 노쇠한 몸을 이끈 채 자신의 정원 주변을 100바퀴 도는 도전을 벌였다.


무어의 도전은 많은 이후 전세계인들에게 큰 감동을 줬고, 모금은 당초 목표였던 1000만파운드를 훨씬 뛰어넘어 3890만파운드(약 594억원)이 모였다.


정원 100바퀴 완주해 의료진을 위한 기부금을 모은 영국 2차세계대전 베테랑 톰 무어 / 사진=연합뉴스

정원 100바퀴 완주해 의료진을 위한 기부금을 모은 영국 2차세계대전 베테랑 톰 무어 / 사진=연합뉴스

원본보기 아이콘


영국 국방부는 무어를 향한 감사를 표하기 위해, 무어가 100세 생일을 맞이했던 지난해 4월22일 소규모 에어쇼를 펼치기도 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에 맞섰던 영국 공군의 전투기 '스핏파이어' 여러 대가 이날 무어의 자택 주변을 비행했다.


지난해 7월에는 여왕이 직접 무어에게 기사 작위를 하사했다. 당시 무어는 작위를 하사받은 것에 대해 "정말로 감동적인 날이었다"라며 "가치있는 보상일 뿐 아니라, 여왕께 직접 받은 것이다. 여기서 뭘 더 바랄 수 있을까"라고 심경을 전하기도 했다.


한편 100세 생일을 맞이한 무어는 코로나19 취약계층에 속해, 영국 NHS의 백신 접종 최우선순위에 속해 있었다. 그러나 평소 폐렴 증세가 있어 합병증이 우려돼 백신 접종에서 제외된 것으로 전해졌다.

AD

무어는 지난달 말 폐렴이 재발해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2일 오전 사망했다. 당시 무어에 대해 검체 검사를 한 결과, 코로나19 양성 판정이 나왔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