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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산 딸깍발이]富 성취엔 실력보다 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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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심리학/모건 하우절 지음/이지연 옮김/인플루엔셜/1만9800원

투자 성공하려면 사람들 심리 이해해야
세대·소득·가치관 등 돈에 대한 경험치
투자를 결정짓는 중요 포인트

富 유지...욕망이 만족감보다 커지면 안돼
부자가 되는 것보다 부자로 남아야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벼락거지’. 일상적 경제 활동만 이어온 이들이 갑작스럽게 오른 집값, 주가 때문에 한순간 거지가 됐다는 자조섞인 표현이 유행어처럼 번지고 있는 상황에서 재테크를 둘러싼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뜨겁다.


‘벼락부자’라면 상대적 박탈감으로 끝나지만 ‘벼락거지’는 열심히 일해온 삶에 대해 자괴감을 주니 더 잔인하다. 그래서일까. 신축년 새해부터 서점가를 달구는 분야는 단연 재테크다.

한동안 ‘내집 마련’과 관련된 책들이 ‘부린이(부동산 초보자)’들의 시선을 빼앗았다. 그러다 연초부터 코스피가 3000 돌파로 강세장을 예고하자 이번에는 ‘주린이(주식 초보자)’ 관련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벼락부자’가 못 돼도 ‘벼락거지’만은 피하려는 이들의 몸부림이 읽힌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의 기자이자 칼럼니스트인 모건 하우절이 쓴 ‘돈의 심리학’은 지난해 아마존의 투자 도서 분야에서 1위를 차지했다. 국내에서는 올해 출간 직후 주요 4대 서점 중심으로 초판 1만부가 품절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었다.


풍부한 유동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의 경제 정상화에 대한 기대감, 기업 실적 증가 등으로 증시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주식으로 돈 벌었다는 이야기들이 떠돈다. 그러니 내 지갑은 더 초라하게 보인다. 하지만 ‘가만히 있다가는 나만 기회를 놓칠 수 있다’는 ‘포모증후군(Fear Of Missing Out·FOMO)’에 휩싸여 뒤늦게 시장으로 뛰어들 경우 악수가 될 수도 있다.

‘돈의 심리학’의 부제는 ‘당신은 왜 부자가 되지 못했는가’다. 책은 돈에 대한 우리의 심리까지 꿰뚫으며 돈 버는 법, 번 돈 지키는 법 등을 풀어냈다.


잡역부, 주유소 직원을 거쳐 순자산으로 800만달러나 보유하게 된 로널드 제임스 리드와 하버드대학교 졸업 후 40대에 월세 9만달러의 대저택에서 살았으나 결국 파산한 리처드 퍼스콘. 저자는 이들의 삶을 비교한다. 대학 졸업장, 교육, 배경, 경험, 연줄도 없는 사람이 최고 교육에 최고 연줄까지 갖춘 사람보다 훨씬 더 나은 결과를 낼 수 있는 분야가 바로 ‘투자’라고 설명한다. 투자에서 성공하려면 사람들 심리를 이해해야 한다는 게 요지다.


"사람들이 왜 빚에 허덕이는지 이해하려면 이자율을 공부할 것이 아니라 탐욕과 불안, 낙천주의의 역사를 공부해야하며 투자자들이 왜 약세장 바닥에서 자산을 팔아버리는지 이해하려면 미래의 기대수익 계산법을 공부할 것이 아니라 가족들을 지켜봐야한다." 저자는 ‘역사가 반복되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반복한다’는 프랑스 계몽주의 사상가 볼테르(1694~1778)의 말을 인용하면서 돈과 관련된 우리의 행동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진단한다.


돈에 대한 경험치도 투자를 결정짓는 중요 포인트다. 저자는 사람들이 “가끔 돈으로 미친 짓을 하는데 미친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말한다. 세대, 소득, 가치관, 태어날 당시의 경제상황, 누리는 행운의 정도 등등 세상 원리에 대해 저마다 경험을 갖고 있어 상대적이라고 분석한다. 증시나 가상화폐 시장에서 2030 세대의 참여도가 높게 나타나는 것도 이들이 위험자산을 기성 세대보다 적극적으로 대하기 때문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1970년에 태어난 사람의 경우에는 10대와 20대를 지나는 동안 S&P500 지수가 10배가량 오른 반면 1950년에 태어난 사람은 10~20대 당시 시장이 지지부진했다. 태어난 해에 따라 나뉘는 이 두 집단은 주식시장의 원리에 대해 전혀 다른 관점을 갖고 살아간다." 어느 한 집단에서 터무니없다고 생각하는 돈에 대한 관점이 다른 집단에서는 완벽히 합리적일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힘겹게 일군 부(富)를 제대로 유지할 수 있을까. 여기에도 돈의 심리학이 작용한다. 저자에 따르면 "가장 어려운 것은 멈출 수 있는 골대를 세우는 일"이다. 욕망이 만족감보다 커지면 결국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경고다. "현대 자본주의는 부를 만들어내는 것과 부러움을 만들어내는 것, 이 두 가지를 좋아한다. 라스베이거스에서 이기는 유일한 방법은 들어오자마자 나가는 것이다."


‘누구나 부자가 될 수는 있지만, 누구나 부자로 남을 수는 없다.’ 결국 저자는 부동산이든 주식이든 자산 가치가 오르고 있는 현 시점에서 이 말을 전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부자가 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부자로 남는 것이다. 바로 살아남는 일이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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