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마왕 바디프랜드 박상현 “다음 목표는 헬스케어”
[포스트 코로나, 글로벌 기업 생존전략]
바디프랜드 박상현 대표이사 인터뷰
"헬스케어 로봇 만들어 전 세계 가정에 한 대씩"
안마의자로…2020년 매출 5000억원 돌파
가상현실 이용한 엔터테인먼트 기능과 안마의자 결합
[아시아경제 이준형 기자] 시장을 만들었다. 기적적인 일이다. 바디프랜드가 본격적으로 안마의자 사업에 뛰어든 것은 15년 전이다. 당시 일본의 가구당 안마의자 보급률은 20%를 넘어섰지만 우리나라는 불모지였다. 고가(高價)시장은 파나소닉, 이나다훼미리 같은 일제(日製)가 독점했고, 저가품은 조잡했다.
사우나·휴게소에나 가야 안마의자를 볼 수 있었다. 500원짜리 동전 두 개를 넣으면 작동하는, ‘레자(인조가죽)’가 너덜너덜해진 까만 의자였다.
2010년 바디프랜드 연 매출은 188억원. 2014년 1000억원을 돌파했고, 2016년에는 3474억원을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았던 지난해 13만대가 넘는 안마의자를 팔아 매출액 5000억원(추정)을 넘겼다. 10년 동안 외형이 27배 성장한 것이다. 없던 제품을 만든 것도 아니었고, 신(新)물질 개발 같은 혁신의 결과도 아니었다.
천연라텍스 매트리스(상품명 라클라우드) 렌털 사업으로 영역을 넓히기는 했지만 안마의자 매출 의존도가 절대적이다. 안마의자 단일 품목, 내수 위주 매출구조 등 앞으로의 성장 한계도 있을 수 있다. 지난 11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바디프랜드 본사에서 박상현 대표(46)를 만났다.
-안마의자로 계속 성장이 가능할까.
△미래 사업의 방향을 헬스케어로 잡았다. ‘건강 수명 10년 연장’이 우리 회사 목표다. 마사지로 건강에 도움을 주는 게 1차 목적이라면, 각종 센서 기술을 질병 조기 진단에 활용하고 미리 위험을 알려주는 게 다음 단계다. 우리는 그것을 ‘헬스케어 로봇’이라고 작명했다. 헬스케어 로봇을 만들어 전 세계 가정에 1대씩 놓자는 게 우리의 꿈이다.
그래서 병원용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것도 있다. 심전도를 측정해 알려주는 안마기도 조만간 출시할 계획이다. 그 안마기가 병원으로 가면 의료 기기가 되는 것이다. 안마의자에 앉으면 자동으로 체온, 심박, 심전도 등의 정보가 측정되고 그 데이터로 매일 건강 상태와 몸의 변화를 측정할 수 있다. 안마의자에 가상현실(VR)을 이용한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덧붙일 수도 있다. 혁신적인 기능들을 개발하다 보면 수요를 무궁무진하게 만들 수 있다.
-코로나19가 여전히 위협이지만 바디프랜드에는 오히려 기회가 됐다.
△코로나19가 터지고 지난해 1분기 실적이 곤두박질쳤다. 방탄소년단(BTS)을 모델로 기용해 해외시장을 공략하려던 계획도 처음에는 차질이 빚어지는 것 같았다. 그러나 가정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고 건강 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오히려 안마의자에 대한 관심이 폭증했다.
유럽은 안마의자시장 자체가 없다시피 할 정도로 불모지다. 하지만 고가 전략이 먹히는 시장이다. 코로나19로 지금은 주춤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전 세계적으로 50조원짜리 시장이 열릴 수도 있는 것이다. 헬스케어 기기로 보면 시장 규모는 무한하다. 바디프랜드가 앞으로 유럽시장에서 추구하게 될 전략이다.
-고속성장 뒤에 그늘이 없는 것은 아니다.
△지난 몇 년 임상시험 결과 조작 의혹과 과장 광고 혐의 등으로 검찰 조사나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 명령을 받기도 했다. 회사는 이런 일들이 때론 억울하기도 하고, 새로운 시도에 대한 통과의례로도 여기고 있다. 기업이 성장해가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성장통으로 보고 바디프랜드가 앞으로 보여줄 모습을 기대해줬으면 좋겠다. 그럼에도 회사 의료진과 연구진은 안마의자에 적용할 의학적·기술적 실험을 꾸준히 하고 있고 엄청난 성과를 내고 있다.
바디프랜드는 독특한 게 많은 회사다. 회사 내 ‘메디컬연구개발센터’에 근무하는 8명의 전문의가 임직원과 직계가족의 건강을 직접 챙긴다. 본사 사옥인 도곡타워 내의 ‘살롱 드 바디프랜드’에서는 두피 마사지와 파마·염색·커트·네일케어·패디큐어가 가능하고, 구내식당 ‘카페테리아 드 바디프랜드’에서는 호텔 출신 요리사가 유기농을 주재료로 식사를 제공한다. 사내 근무하는 헤어디자이너, 요리사, 바리스타 등은 모두 정직원이고 해당 분야 전문가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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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표는 "우리가 고급이라고 주장한다고 고급화가 되는 건 아니다"라며 "제품도, 매장도, 직원도 모두 최고가 돼야 고객들이 그렇게 느낄 것이고, 그게 바로 우리가 추구하는 방향"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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