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이 사건' 대응 놓고…권력분산 경찰개혁, 시험대 올려졌다
예전 그대로 경찰청에 권한 집중된 모양새
시행 초기 혼란 예고
후속 대책 등 경찰청·국수본 공동 TF로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국가경찰과 자치경찰ㆍ국가수사본부 등 세 축으로 이뤄진 ‘경찰개혁’이 시행 초기부터 흔들리고 있다. 경찰권 분산을 목적으로 도입됐음에도 16개월 입양아 학대 사망사건, 일명 ‘정인이 사건’ 대응을 두고 사실상 예전과 같이 경찰청에 모든 권한이 집중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정인이 사건과 관련한 후속조치의 일환으로 경찰청은 아동학대 전담부서인 ‘학대예방계’를 본청에 설치할 계획이다. 경찰은 이밖에도 2회 이상 신고된 학대사건의 경우 경찰서장 즉시 보고, 6개월마다 지방자치단체ㆍ아동보호전담기관과 합동 전수점검 등을 시행한다. 이는 모두 지난 6일 김창룡 경찰청장이 대국민 사과를 하며 밝힌 대책이다.
경찰의 대응을 보면 자치경찰은 사실상 배제된 모습이다. 아동학대 사건은 엄연히 자치경찰 사무로 분류된다. 현재의 ‘일원화 모델’상 국가경찰과 자치경찰ㆍ수사경찰이 모두 같은 경찰관서에서 근무하지만 자치경찰은 경찰청장이 아닌 시ㆍ도자치경찰위원회의 지휘를 받아야 한다. 자치경찰제가 실질적으로 도입되지는 않았으나, 법적으로는 올해 1월1일 도입된 상황이다. 경찰청의 이러한 행보는 자칫 국가경찰이 자치경찰 사무에 대해 ‘월권’하는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다.
국수본도 마찬가지다. 김 청장은 아동학대 대책 마련을 위해 국수본을 중심으로 관련 기능이 모두 참여하는 태스크포스(TF)를 만들겠다고 했다. 국수본 사무에 국가경찰이 관여한 모습이 됐다. 국수본이 경찰청 산하 조직이지만 수사 전문성ㆍ독립성 확보라는 설립 취지에 비춰보면 적절한 조치인가라는 의문이 든다.
경찰청장은 예외적인 경우에 한해 자치경찰과 국수본을 지휘할 수 있다. 정인이 사건은 예외조항 중 하나인 ‘국민안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에 대해 다수의 시ㆍ도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치안정책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할 만한 충분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김 청장 또한 사과문 발표 당시 "국가수사본부와 시ㆍ도 자치경찰 간 협력체계를 공고히 구축해 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행 초기여서 어느 정도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점, 국민적 분노가 큰 사건이어서 신속한 대응이 필요했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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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초창기 ‘경찰 삼권분립’에 혼란이 왔다는 사실은 부인하기 어렵다. 경찰권 분산에도 치안역량을 유지하면서 현장에 제대로 적용해야 하는 과제도 남아 있다. 정인이 사건이 그간 추진돼온 경찰개혁을 시험대에 올린 셈이다. 이와 관련해 경찰은 이날 정인이 사건 후속 조치를 논의할 TF를 경찰청 차장과 국가수사본부장 공동으로 꾸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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