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이 말한다②]학원강사이자 예술인 김수민씨

각종 정부 일자리는 자격요건 충족 어렵고 계약직
최대 200만원 '긴급고용안정지원금'도 받지 못해
'월소득 50만원 이상' 예술인 고용보험 요건도 '구멍'

[당신의 꿈은 안녕하십니까]"프리·예술인 고용보호, 사각지대 살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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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지난해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고용시장이 차갑게 얼어붙었다. 고용보험제도 사각지대에 있던 30대 학원강사는 직장을 잃어 막막한 시간을 보냈고, 아직 사회에 발을 딛지 않은 대학생은 점점 좁아지는 취업문이 큰 걱정이다. 올해도 기업 경영에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청년 취업난이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전국 30인 이상 사업체 212곳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10곳 중 6곳 이상이 올해 채용을 지난해보다 축소한다고 답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사회의 평범한 청년들이 정부에 바라는 일자리ㆍ청년정책이 무엇인지 살펴봤다.


서울의 한 프랜차이즈 학원에서 중학생 논술을 가르치던 김수민(31ㆍ가명)씨는 입사한 지 1년도 채 안 된 지난해 말 코로나19 여파로 해고를 당했다. 김씨는 5일 아시아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중학생들은 코로나19에 대한 두려움은 높은 반면 입시가 당장 급하지 않아 학원을 끊는 경우가 많았다"며 "학원강사 전체의 3분의 1을 정리하라는 지침이 내려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프리랜서 신분이었던 김씨는 고용노동부가 1인당 최대 200만원을 지급한 '긴급고용안정지원금' 혜택도 받지 못했다. 그는 "업체 측에서 인건비 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은 것 같았다. 2019년 소득이 터무니없이 적게 잡혀 있어 지원 대상에 해당되지 못했다"며 "주변에 다른 프리랜서들도 소득을 증명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고 전했다.


정부 일자리 사업의 일환으로 e러닝 분야 취업을 고려했지만 이번에는 까다로운 자격 요건에 가로막혔다. 그는 "채용 공고를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요건이 생각보다 엄격했다. 해당 분야 자격증이 있거나, 4년제 대학교 졸업자 또는 경력자만 뽑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정도 수준의 경력과 자격을 갖춘 사람이 월 200만~300만원의 급여를 받고 단기 계약직으로 일을 할까'라는 의문이 들었다"고 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2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전국민 고용보험 추진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이 2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전국민 고용보험 추진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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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고용지원 서비스인 '취업성공패키지'의 문을 두드려볼까 고민도 했지만 당장 소득이 급한 처지에 수개월간 상담과 교육을 받기란 쉽지 않았다. 김씨는 "정부가 연계해주는 일자리의 질도 보장되지 않았다"며 "기업에 구직자를 무작위로 연결해주는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그중에선 소위 말하는 블랙기업도 포함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평소 소설을 쓰는 김씨는 최근 한 콘텐츠 업체와 계약을 맺고 글을 쓰는 중이다. 지난해 12월 시작된 예술인 고용보험에 가입할 수 있을지 알아봤지만 이마저도 허탕이었다. 이번에는 '월평균 소득 50만원 이상'이라는 소득 요건에 부딪혔다. 김씨는 "계약은 했지만 작품을 론칭하지 않아 아직은 소득이 없는 상태"라며 "콘텐츠를 팔아야 소득이 나오는데 얼마나 팔릴지도 미지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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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는 고용보험제도 안에 들어가기 위해 여러 회사에 지원서를 냈고, 얼마 전 작은 시민단체에 들어가게 됐다고 했다. 다음 주 월요일부터 출근이다. 그는 "나처럼 취업이 되면 다행이지만 여전히 제도 사각지대에 놓인 프리랜서와 예술인이 많을 것"이라고 우려를 전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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