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돋이 안가요"…코로나 거리두기 '셀프격상'
[아시아경제 이정윤 기자]"매년 산 정상에서 해돋이를 보며 새해를 맞이했지만 올해는 집에 있을 생각입니다."
광주 서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조형은(30)씨는 매년 1월1일 무등산 국립공원 정상에 올라 해돋이를 즐겨왔다. 올해도 지인들과 함께 해돋이를 감상할 계획을 짰지만, 결국 행사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수백명의 사람들이 산 정상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감염 우려가 컸다. 그는 "10년간 해돋이를 보며 새해 희망을 빌었지만 올해는 잠시 쉬기로 했다"면서 "대신 집에서 떠오르는 해를 보며 아쉬움을 달랠 것"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연말연시 해돋이·해넘이 여행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유명 관광지에 인파가 몰릴 경우 코로나19 감염 위험도 커지는 만큼 관광객들이 스스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강화하고 나섰다.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연일 1000명 안팎을 넘나드는데다 최근 국내에서도 전파력이 강한 변종 코로나 확진자도 나오면서 지방자치단체들도 앞다퉈 해돋이 행사를 취소하고 있다.
28일 지자체에 따르면 강릉시는 지역 해돋이 행사를 축소 운영할 계획을 세웠지만, 지난 9일 행사를 전면 취소하고 유튜브로 해돋이 현장을 생중계하기로 했다. 제주 성산일출축제도 올해는 열리지 않는다. 제주도는 성산일출봉·한라산 등 관광 명소와 국립공원에 대해 출입 금지를 하고 방문객 접근을 차단할 계획이다. 여수시 관계자도 "향일암에서 열리는 해돋이 축제를 취소하기로 이달 초 결정했다"고 밝혔다.
서울 강서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이홍건(29)씨는 "여수로 해돋이 여행을 계획했지만 포기했다"며 "코로나19 여파로 장사가 어렵자 떠오르는 해를 보면서 힘을 받으려고 했지만 사람이 붐비는 곳에 갔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을 경우 장사에 더 큰 타격이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고 했다. 그는 결국 해돋이 영상을 통해 새해 기운을 받기로 했다.
정부는 최근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생활방역 3단계 격상대신 연말연시 여행이나 관광을 제한하기 위해 숙박시설의 예약은 객실의 50% 이내로 제한했다. 이에 해돋이 명소 인근 숙박업소는 대부분 기존 예약을 취소하거나 추가 예약을 받지않고 있다. 강릉의 한 펜션 관계자는 "연말에 숙박하겠다고 예약한 손님들을 상대로 취소 문자나 통화를 돌리고 있다"면서 "예약 취소로 빈방은 있지만 예약 객실 제한으로 추가적으로 손님을 받지는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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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일부 숙박업소에선 이러한 방역지침을 어기고 예약 손님을 받기도 했다. 여수 돌산읍의 한 펜션은 "전체 객실 4개 중 1개는 예약이 취소돼 빈방인 상태"라며 "5명이상 모이지 말라고 하니 이 숫자만 넘지 않으면 예약을 받아주겠다"고 했다. 강원 속초시의 한 펜션도 "객실 5곳이 모두 만실이었는데 최근 1곳이 취소돼 예약이 가능하다"며 "방이 나가기 전에 연락만 주면 예약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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