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나리' 외국어영화 간주는 인종차별"
美 골든글로브 외국어영화상 후보 분류에 비판 일어
한국어 대사 많다는 이유로 작품상 후보서 제외돼
리 아이작 정(정이삭) 감독의 영화 '미나리'가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 후보로 분류돼 비판이 일고 있다. 미국 플랜B에서 제작한 영화인데 한국어 대사가 많다는 이유로 작품상 후보에서 배제됐기 때문이다.
골든글로브 시상식을 주관하는 할리우드외신기자협회(HFPA)는 최근 '미나리'를 외국어영화로 간주했다. 이들은 대화의 절반 이상이 영어가 아닌 경우 외국어영화로 구분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그래서 지난해에도 중국계 미국인인 룰루 왕 감독의 '페어웰'을 외국어영화상 후보로 분류했다.
답습되는 구태에 아시아계 영화인들은 일제히 반발했다. 룰루 왕 감독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해 '미나리'보다 더 미국적인 영화를 보지 못했다"며 "오직 영어만 사용해야 한다는 오래된 규정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캐나다 시트콤 '김씨네 편의점'에 출연 중인 아시아계 배우 앤드루 풍도 "'미나리'는 미국인이 출연하고 연출했으며 미국에서 제작한 아메리칸 드림에 대한 영화"라며 "이번 결정은 인종차별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같은 시트콤에 출연 중인 시무 리우는 "그것(미나리)보다 더 미국적인 게 무엇이냐"고 되물었다.
미국 드라마 '로스트'에 출연했던 한국계 미국 배우 대니얼 대 김은 "이번 결정은 '당신의 나라로 돌아가라'는 말과 다를 게 없다"고 비판했다. 미국 대중문화 전문잡지 페이스트는 규정이 적용되지 않은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의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2009)'과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 감독의 '바벨(2006)'을 언급하며 HFPA의 위선을 꼬집었다. 두 영화는 영어 비중이 적은데도 작품상 후보에 올랐다. 후자는 트로피도 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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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나리'는 한국계 미국인인 정 감독이 자전적 경험을 녹여낸 작품이다. '문라이트'·'노예 12년' 등을 만든 브래드 피트의 플랜B가 제작하고, '문라이트'·'룸'·'레이디 버드'·'더 랍스터'·'플로리다 프로젝트' 등의 오스카 레이스를 책임진 A24가 배급했다. 내년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2월 28일 한다. 매년 1월에 열렸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일정을 미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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