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소상공인 업계는 반발 거셀 듯

김종철 대표(왼쪽 일곱번째부터)와 강은미 원내대표 등 정의당 의원 등 관계자들이 4일 서울 종로구 전태일다리에서 열린 '28차 전태일 50주기 캠페인'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근로기준법 적용 등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김종철 대표(왼쪽 일곱번째부터)와 강은미 원내대표 등 정의당 의원 등 관계자들이 4일 서울 종로구 전태일다리에서 열린 '28차 전태일 50주기 캠페인'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 근로기준법 적용 등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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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 #. "하나의 단체 카톡방에서 업무를 지시했던 A호텔은 사업장을 여러 개로 쪼개 5인 미만 사업장으로 등록해 놓고 각종 수당을 주지 않았다."


노동운동단체 '권리찾기유니온'이 지난 10월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이다. 이 호텔에서 일했던 노동자는 회견에서 "정부는 5인 미만과 이상을 구분하지만,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라고 일을 덜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단체는 5인 미만으로 위장했다며 8개 사업장을 고발 조치했다.

#. "최저임금 인상률 논의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큰 후폭풍이 소상공인들에게 밀어닥칠 것이다" 2018년 7월 소상공인연합회 긴급 비상총회에서 나온 말이다. 당시 민주당이 한국노총과 함께 5인 미만 사업장 근로기준법 적용을 추진하자 강하게 반발했던 것이다.


◆ 민주당 법안엔 가산임금 빠져

21대 국회 들어 다시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 정의당에 이어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비례)이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발의하면서다. 이 의원은 근로기준법에 대해 "근로조건의 최저 수준을 정하는 법"이라는 점을 짚었다. 사업장 규모로 구분하는 것은 근로자의 기본적 생활을 보장한다는 법 취지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근로기준법은 '상시' 근로자 수 5인을 법 적용 기준으로 삼고 있다. 사업주가 고용한 평균 인원을 따지는데, 사유 발생일 전 1개월동안 일한 모든 근로자 수를 더해 같은 기간 영업일수로 나누는 식이다. 파트타임 근로자들도 대상이 된다.


이 의원의 안은 근로기준법의 모든 조항을 5인 미만 사업장에 적용하는 정의당의 안에 비해서는 한 발 물러섰다. 법정 근로시간을 준수토록 하고 함부로 해고를 할 수 없도록 하거나 직장 내 괴롭힘 금지 등 기본적 노동권을 보장하도록 하는 대신 추가로 근무했을 때 받아야 하는 가산 임금 등은 포함치 않았다.


한국노동연구원이 지난해 고용노동부 의뢰로 실시한 '1차 산업 및 4인 이하 사업장 근로시간 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사업주들은 '근로기준법 적용이 확대될 때 추가 적용시 무리가 없는 조항' 질문에 대해 '주 40시간 근로시간'이 75.8%로 압도적이었다. 반면 인건비와 직결되는 연차 휴가와 가산 임금에 대해서는 각각 53.6%, 24.%가 가장 부담스럽다고 했다.


이 의원의 법안은 이 같은 업계의 상황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어려움이 가중된 상황이라는 점도 변수다.


5인 미만 사업장 예외 조항은 이미 30여년동안 유지되고 있어 변화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많다. 노동연구원이 5인 미만 사업장 10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2%가 주5일을 초과해 일하며, 연차휴가가 없는 사업체도 7%에 이르렀다. 43%가량이 평일 연장근로를 실시하지만 이들 중 62%만 가산 임금을 지급하고 있었다.


◆ 중소기업·소상공인 반발 거셀 듯


정의당은 중대재해기업처벌법과 함께 근로기준법 확대를 역점 추진하고 있으며, 구분 없이 모든 조항을 5인 미만 사업장에 적용하는 법안을 지난 9월 내놨다. 그럼에도 정의당 의원들이 이 의원 법안을 공동 발의한 것은 논의를 본격적으로 촉발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이달 초 노동 관계법 통과 과정에서 입장을 냈다. 환노위 소속 의원들은 지난 8일 입장문에서 "헌법적 가치관에 부합하는 노동법 질서를 형성해야 하고 이러한 차원에서 5인 미만 사업장의 근로기준법 적용을 찬성한다”고 했다.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은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조항에 한해 모든 사업장에 적용하는 법안을 내기도 했다.


그는 또 페이스북을 통해 "50년 전 전태일 열사가 이 땅의 노동환경을 바꿔놓았지만, 여전히 비정규직과 청년, 여성, 저임금 문제는 현재 진행형"이라며 "모든 근로자들이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들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지난 4월 총선 직후 한 언론사 조사에서 중소기업중앙회는 근로기준법 전면 적용에 대해 "코로나19로 영세 기업과 소상공인들이 직접 피해를 받은 상황에서 추가적 부담이 우려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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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소상공인연합회 총회에서는 이금구 연합회 자문 노무사가 “근로기준법 5인 미만 사업장 적용 제외 규정이 없어지면, PC방 등 야간 아르바이트의 경우 현재 7530원인 최저임금 시급에 주휴수당을 더해 9036원의 시급을 지급하는 상황에서, 야간 추가근로 수당을 더하면 시급이 1만2801원이 된다”며 “소상공인들의 경영과 일자리 창출에 큰 어려움을 안겨줄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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