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TPP 가입 최적기는 언제? "미중 무풍지대인 내년이 분수령"
전문가 "美보단 빨리 가입" 중론…美 신정부 내년엔 내부문제 집중
"자동차, 소재·부품·장비, 농수산물, 디지털 비공식협상 시작해야"
국영기업 보조금 지원·디지털 지역화 등 '난제' 쌓여
美, CPTPP 재가입 아닌 WTO 개혁 등 통한 새 무역질서 만들 가능성도
[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정부가 자유무역협정(FTA) 영토 확장을 선언하면서 내년이 이를 추진할 최적기라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바이든 신행정부가 다자무역에 곧바로 나설 가능성이 떨어지는 만큼 중국과의 관계를 크게 고려하지 않고 FTA 가입을 적극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새해 무역통상 부문의 최대 관심은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문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달 초 무역의날 기념식에서 "CPTPP 가입을 계속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밝힌 바 있다.
복수의 통상전문가들은 미국의 신행정부의 움직임 등을 고려할 때 내년까지는 이 문제를 매듭지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미국이 2022년부터 CPTPP 등을 포함해 국제통상무대에 눈을 돌릴 가능성이 큰 만큼 그 이전에 서둘러 메가 FTA인 CPTPP 가입을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흥종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 22일 "미국 신정부 임기 중반인 내후년(2022년)께 CPTPP 가입과 관련한 가시적인 협상 움직임을 보이고, 2023년까지 이를 실현할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이 미국보다 늦게 가입할 경우 회원국의 가입 진입장벽이 더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우리 입장에 맞는 형태로 내년부터 11개 회원국과의 1대1 비공식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내년이 FTA확대 최적의 시기로 꼽히는 것은 바이든 행정부의 기조와 관련이 있다.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은 취임 후 당분간 내부 문제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충격이 큰 만큼 외부로 눈을 돌리기가 쉽지 않은 상황을 감안한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의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으로 내정된 제이크 설리반은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비즈니스를 말할 때 주요 무역이니셔티브를 추진하기 전에 국내 경쟁력 강화를 위해 투자를 유치하는 게 우선"이라고 밝힌 바 있다.
중국을 덜 의식할 수 있다는 점도 우리한텐 다행스런 측면이 있다. 서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미국이 가입을 서두르는 상황에서 우리가 CPTPP 가입에 나설 경우 중국을 의식할 수밖에 없는데, 내년에는 중국을 자극하는 일은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CPTPP 가입을 뒤로 미룰 경우 오히려 적절한 시점을 놓칠 수 있다는 것이다. 학계에서는 문 대통령의 CPTPP 가입 발언이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두고 나왔다는 평가도 제기한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다자자유무역을 지향하는 우리나라가 바이든 당선인의 다자무역 복원 강조 메시지와 시 주석의 CPTPP 가입 시사 이후 아무 메시지도 밝히지 않을 순 없었을 것"이라며 "CPTPP 재가입은 경제적 관점에서 중국을 견제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라고 말했다.
미국보다 CPTPP에 늦게 가입할 경우 기존 11개국이 국내 시장 개방 요구 수준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는 점도 우리로선 고려해야 할 대목이다. 이를 위해 내년부터 자동차, 소재·부품·장비, 농수산물, 디지털 협상을 위해 CPTPP에 이미 가입한 11개 국가들과 '비공식 1대1 협상'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를 통해 협상력을 미리 높여야 기계·자동차·농산물 등 주요 민감 품목의 국내시장 개방폭을 최대한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년에 가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선결해야 할 과제가 수두룩하다. 국영기업 보조금 지원을 비롯해 디지털 지역화(개인정보 국외이전 허용 여부) 등이 핵심과제로 꼽힌다.
미국이 대외무대에 재등장한 이후 'CPTPP'체제가 유지될지도 미지수다. 새로운 무역질서를 만들겠다며 전혀 다른 체제를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은 '세계무역기구(WTO) 개혁'을 대외무대 복귀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어 이 과정에서 기존과 다른 형태의 무역질서를 만들 수도 있다. 정부 내에서도 지난 8일 문 대통령이 처음으로 'CPTPP 가입 시사'를 밝힌 이후 여러 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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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당국 고위관계자는 "바이든 당선인이 대선 후보자일 때부터 일관적으로 전해온 메시지"라며 "(CPTPP 가입 추진이) 국익에 도움이 될지를 따져야 하고, 미국의 입장 때문에 우리가 시간을 버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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