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로봇으로 위기 돌파
현대차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
정의선 회장 사재 2400억원 투자
정몽구 '기아 인수' 승부수 떠올라
[아시아경제 성기호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사재를 털어 1년 전 약속했던 '로봇 사업 확장'을 실현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춘 미국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를 통해서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이 외환위기 당시 기아자동차를 인수해 글로벌 5위 자동차 기업을 키워낸 것처럼 정 회장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위기 속에 잠재력이 큰 로봇업체 인수로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신시장 개척에 나섰다는 평가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정 회장이 현대차ㆍ현대모비스ㆍ현대글로비스 등 현대차그룹 3사와 함께 미국 보스턴 다이내믹스 지분 80%(9500억원 규모)를 인수하기로 한 것은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 중심의 사업군을 로봇 중심의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 빠르게 전환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정 회장은 그간 기회가 있을 때마다 꾸준히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을 강조해 왔다. 지난해 10월 타운홀 미팅에서는 "현대차그룹 미래 사업의 50%는 자동차, 30%는 UAM, 20%는 로보틱스가 맡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 회장이 보스턴 다이내믹스 인수에 개인 돈 2389억원을 투자하기로 한 것도 이런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조인트 벤처 방식이 아닌 경영권 인수 사례로 보면 정 명예회장이 성공적으로 진행했던 기아차 인수와도 비교된다. 현대차는 1998년 외환위기로 어려움을 겪던 기아차를 약 1조200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2000년에는 자동차 전문 그룹인 현대차그룹을 출범시키고 기아차를 성공적으로 회생시킨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인수로 로봇 분야에서 시너지를 낼 전망이다. 우선 현대모비스ㆍ현대글로비스 등과 연계해 로봇시장 진입부터 스마트 물류 솔루션까지 사업 영역이 확장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제조업 현장의 자동화 등 로봇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밸류 체인 구축도 가능해졌다. 모빌리티의 마지막 단계인 '라스트 마일(Last Mile)'에서 새로운 사업 기회를 모색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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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현 IBK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인수합병(M&A)은 현대차그룹이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가속화하는 것으로 평가된다"며 "구글과 소프트뱅크 등 이전 대주주는 대규모 생산 시설을 갖춘 제조기업들이 아니었기 때문에 현대차그룹과의 시너지가 가장 크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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