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백신접종도 '아메리칸퍼스트'...국제사회 공급차질 우려(종합)
백신면역연합에 약조한 백신원조, 내년 2분기에나 가능
자화자찬용 백신회의에 화이자와 모더나 참석 거부
영국은 8일부터 백신접종 시작...여왕부부도 고령자 접종
[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이현우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 승인을 앞두고 또다시 '아메리카 퍼스트(미국우선주의)'를 내세우면서 국제사회의 백신 보급이 내년 2분기로 늦어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신 개발을 자신의 주요 치적으로 내세우기 위한 '백신회의(summit)'도 개최할 예정이지만, 정작 출시를 앞둔 백신 개발사 화이자와 모더나는 회의 참석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7일(현지시간) 폭스뉴스와 NBC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8일 해외 국가 지원에 앞서 미국인이 우선적으로 코로나19 백신을 맞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서 생산된 코로나19 백신을 미국인에게 우선적으로 보급ㆍ접종하고 그 후부터 해외에 공급한다는 것이다.
NBC방송은 정부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행정명령은 우리가 우선 안전해지고 미국인들의 수요가 충족된 다음 다른 나라에 백신을 공급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해외로의 백신 공급은 수요와 공급을 봐야겠지만 내년 2분기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아메리카 퍼스트 외교 정책이 백신 정책에도 반영된 것을 뜻한다. NBC방송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이후 선거 결과 뒤집기에 주력하다가 코로나19 감염이 무섭게 확산하자 이 같은 입장을 내놨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기존 미 국제개발처(USAID)가 세계백신면역연합(GAVI)과 협약한 92개 저소득 국가 백신 지원은 내년 2분기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폭스뉴스는 이번 행정명령에 USAID와 수출입은행의 해외 백신 보급과 개발 지원 지침도 함께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 부재와 자국 이기주의가 또다시 국제적 논란이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행정명령에 서명한 후 백신 개발사와 유통 관련 기업들이 참석하는 백신회의도 개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제약 전문 매체 스탯뉴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백신 개발이 자신의 치적임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기 위해 이번 회의를 개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백신 개발의 주역인 화이자와 모더나는 백신회의 초청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이 식품의약국(FDA)에 백신 승인을 노골적으로 압박하는 상황에서 자칫 자사 백신이 정치적 논란에 휩싸일 것을 우려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스탯뉴스는 전했다.
앞서 마크 메도 백악관 비서실장이 지난 1일 스테판 한 FDA 국장을 백악관으로 불러 백신을 빨리 승인하라고 압박했다고 미 정치 매체 폴리티코가 보도한 이후 백신을 둔 정치적 논란은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나는 사람들이 향후 5년간 가질 것이라고 생각지 못했던 백신을 나오게 했다"며 백신 개발이 자신의 치적임을 강조하는 발언을 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미국에서 백신 논란이 한창인 상황에서 영국은 8일부터 화이자 백신 접종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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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보건 당국은 이번 주 접종에 80만회분이 소요될 예정이며, 영국 주요 50개 대형 병원을 우선접종 거점병원으로 지정하고 요양원에 거주 중인 노인들과 80대 이상 고령층을 우선접종대상자로 정했다. 올해 94세인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과 99세인 남편 필립공도 우선접종대상자로 지정돼 이번 주 접종한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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