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몰리는 美 회사채…수익률 사상 첫 제로(0)
국채 수익률 떨어지자 회사채로 몰려…처음으로 물가 밑돌아
경기회복 기대감도 회사채 인기에 한몫
기업들 전례없이 좋은 조건으로 자금조달
[아시아경제 나주석 기자] 미국 회사채 수익률이 기대물가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낮아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투자자들이 회사채로 눈을 돌린 데다, 경기 회복 기대감까지 겹쳐지면서 수요가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회사채 수익률이 연간 물가상승률을 밑돈 것은 2003년 회사채 지수가 도입된 이후 처음이다.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4일 기준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 수익률이 1.85%를 기록해 물가상승 기대치인 1.89%를 밑돌았다고 보도했다. 물가 등을 고려할 때 회사채 실질 수익률이 0% 수준에서 발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회사채 수익률과 기대물가는 각각 블룸버그-바클레이스 자료와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집계를 인용했다.
이미 미 국채의 경우에는 실질수익률이 수개월째 0%를 밑돌고 있지만, 회사채 실질수익률마저 0%로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WSJ는 회사채 실질 수익률이 마이너스까지 떨어진 이유 가운데 하나로 미 국채 수익률 하락을 꼽았다. 미 국채 수익률이 떨어지면서 투자자들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투자처로 회사채를 선택한 것이다. 실제 국채 수익률 가치로 활용되는 10년물 물가 연동 국채 수익률은 -0.97%를 나타내고 있다. 수익을 내는 것이 목적인 투자자로서는 국채보다 회사채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브레킨리지캐피털어드바이저의 니콜라스 엘프너 리서치 공동 대표는 "개인이나 기관은 주식에 100% 투자하는 것과 같은 사치를 부릴 수 없다"면서 "선택은 국채에 비해 얼마만큼 회사채를 사느냐인데, 투자등급 채권에 투자하는 것은 수익률을 올리는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채 수익률을 고려할 때, 주식만큼은 아니어도 회사채는 여전히 관심을 가질 만하다는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 미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 기대감 등 경제 상황에 대한 낙관적 기대 등도 회사채 수익률 하락에 기여했다. 경제 여건이 개선될수록 회사채를 발행한 기업들이 채무 의무를 잘 이행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투자자들이 회사채에 눈을 돌림에 따라 기업들은 오히려 저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됐다. 뉴욕멜론은행의 경우 3년 만기 7억5000만달러(약 8100억원) 규모의 회사채를 0.386%의 수익률로 조달했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의 계열사인 LCD에 따르면 이는 3년물 기준으로 역대 최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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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오브아메리카(BoA) 증권의 앤드루 카프 글로벌 투자등급 자본시장 대표는 "기업들로서는 현재 금리가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보니 회사채로 장기 자금을 조달을 고려할 만한 이유는 명확하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는 올해보다 회사채 발행이 줄어들 것으로 보는데, 이미 많은 기업이 회사채를 통해 자금을 조달했거나 채무 만기를 연장한 상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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