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안전법규가 장난인가…4개월 '시한부' 킥보드 규제완화
개인형 이동장치 10일부터 규제완화
9일 국회 본회의 규제강화 법안 상정
오락가락 정책에 시민 혼란 가중
"처음부터 심도깊게 다뤘어야"
청소년 킥보드 사고 우려↑
월 실사용자만 20만명
정부·국회, PM 가볍게 봤나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전동킥보드 등 개인형 이동장치(PM)에 대한 규제 완화를 주 내용으로 하는 개정 도로교통법이 10일 시행될 예정이지만, 이 법안은 4개월짜리 '시한부법'으로 전락할 처지에 있다. 하루 앞선 9일 국회가 개정 법안을 뒤집는 또다른 개정안을 마련해 본회의에 상정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오락가락하는 교통안전 정책에 국민 혼란만 가중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국회와 경찰청 등에 따르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위원장 대안으로 마련된 도로교통법 일부개정법률안은 9일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이다. 이 개정안에는 PM 이용 규제를 사실상 원점으로 돌리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PM을 이용하려면 원동기장치자전거 운전면허를 소지해야 하고, 보호장구를 착용하지 않았거나 승차정원을 초과해 탑승하는 경우 등에 대해 과태료 처분 등 처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개정안은 앞서 마련된 PM 규제 완화 법률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반영했다. 특히 13세 이상 청소년이 면허 없이 운전할 수 있도록 한 부분을 두고 교육계는 단체 성명까지 내면서 반발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등 12개 교육단체는 최근 기자회견을 통해 "교통 안전 연수를 이수하거나 운전 연령을 상향 조정하는 등 운행자 면허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그러나 규제 강화 법안이 위원장 대안으로 통과한 만큼 본회의 통과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PM 규제를 완화하는 개정법이 시행되기도 전에 규제를 강화하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것이다. 이번 개정법은 4개월의 유예기간을 두는 만큼 본격적인 시행은 내년 4월부터다. 이 법이 시행되기까지 사실상 법적 공백이 발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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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생명·안전과 직결된 교통안전 정책이 손바닥 뒤집듯 바뀌면서 혼란은 불가피해졌다. 당장 유예기간 4개월 동안 청소년의 무분별한 PM 이용이 증가할 수 있다. 공유 킥보드 월간 실사용자 수가 20만명이 넘는 상황에서 정부·국회가 처음부터 심도 깊은 논의 없이 정책을 대했다는 비판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새로운 모빌리티에는 새로운 그릇(법)이 필요한데, 50~60년 된 그릇에 주먹구구식으로 담으려는 행태가 가장 큰 문제"라며 "PM 관련 총괄관리법을 만들어 운행조건·단속·안전·보험 문제까지 종합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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