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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방 3·화 2' 공공전세주택… 입지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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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수원 장안구 오피스텔 공개
중산층 타깃… 3~4인 가족 거뜬

공급 수증 효과는 기대 어려워
악성 미분양 해소 창구 우려도

3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송죽동에서 열린 LH 공공 전세주택 미리보기 행사에서 서창원 한국토지주택공사 주거복지본부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주택 내부를 살펴보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3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송죽동에서 열린 LH 공공 전세주택 미리보기 행사에서 서창원 한국토지주택공사 주거복지본부장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주택 내부를 살펴보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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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춘희 기자] 정부가 11·19 전세대책을 통해 공급하겠다고 밝힌 '공공전세주택'의 모습을 예상할 수 있는 주택이 공개됐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전날 경기 수원시에서 공공전세주택의 유사 모델을 공개했다. 공공전세주택은 정부가 11·19 대책에서 중산층을 대상으로 공급하겠다고 밝힌 전세형 중형 주택 모델이다.

공개된 주택은 수원시 장안구 송죽동의 수원종합운동장 인근에 위치한 오피스텔이다. 지난해 12월 준공된 지상 9층, 48실 규모의 건물이다. LH는 올해 6월 사업자로부터 이를 매입해 현재 예비 입주자를 모집하고 있다. 면적은 75~81㎡(전용면적)로 일반 아파트 기준 30평형대와 비슷하다. 구조 역시 방 3개에 화장실 2개여서 3~4인 가구가 거주할 수 있다. 다만 임대 조건은 전세가 아닌 보증부 월세다. LH는 보증금 1200만원, 월 임대료 32만원 수준에 다자녀 가구를 대상으로 임대할 예정이다.


LH 관계자는 "전세보증금으로 환산시 1억8000만원 정도가 책정될 것"이라며 "공공전세주택을 비슷한 규모로 공급하겠다는 취지로 선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택 바로 옆 '수원로얄팰리스' 아파트 61㎡가 지난달 2억8000만원에 전세 거래된 데 비하면 확연히 저렴한 가격이다.


공개된 주택은 신축 단계에 매입한 것이어서 내부 마감재 등은 별도의 리모델링을 거치지 않아도 될 만큼 깨끗한 수준이다.

정부와 LH는 2022년까지 송죽동 오피스텔과 비슷한 형태의 공공전세주택을 전국에 1만8000가구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수도권 1만3000가구, 서울 5000가구 규모다. 특히 현재 최대 3억원(평균 1억2000만원)인 매입임대주택의 가구당 매입단가를 서울 기준 최대 8억원(평균 6억원 수준)까지 끌어올려 도심 내 수요가 많은 방 3개 이상의 중형주택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3일 LH가 공개한 경기 수원시 장안구 매입약정 공공임대주택. 정부는 LH는 2022년까지 아파트 수준의 품질을 갖춘 '공공전세주택' 1만8000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제공=LH)

3일 LH가 공개한 경기 수원시 장안구 매입약정 공공임대주택. 정부는 LH는 2022년까지 아파트 수준의 품질을 갖춘 '공공전세주택' 1만8000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제공=L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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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전문가들은 현실적으로 수요자들이 원하는 요지에 비슷한 품질의 중형 전세 주택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다. 당장 이번에 공개한 송죽동 오피스텔만 해도 수원 시내에서조차 상대적으로 주거 여건이 뛰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LH는 2027년 신분당선이 연장되면 도보 700m 거리에 수성중사거리역이 생긴다는 설명이지만 당장은 걸어서 오갈 수 있는 전철역이 없고, 주변은 대부분 노후주택가다. 이미 민간 건설사가 완공된 후 미분양 상태인 오피스텔을 매입한 것이어서 순수한 의미의 신규 공급도 아니다.


정부는 품질 좋은 신축 주택 확보를 위해 민간 건설사를 통한 매입약정 방식을 적극적으로 늘리겠다는 복안이다. LH가 민간사업자의 건축 예정 또는 건축 중인 주택을 준공 전 매입을 약정하고 준공 후에 감정평가 가격으로 매입하는 제도다. 이를 위해 연 1%대의 저리 건설자금 지원, 공동주택용지 입찰 시 우선 공급과 가점 등 인센티브도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최근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매입약정 사례를 보면 대부분 1~2인 거주용 소형 주택인데다 서울 서초구 서초동을 제외하면 모두 인천 등 외곽지역에 지어지는 것들이다.


자칫 매입임대가 자칫 건설사들의 악성 미분양 해소 창구가 될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 LH가 송죽동 오피스텔을 매입한 가격은 132억5000만원으로 가구당 2억7600만원 수준이다. 분양 당시 이 오피스텔의 분양가 2억6800만~2억8000만원과 비슷한 금액이다. 일반적으로 오피스텔은 착공 시점에 분양을 시작하는 점을 고려하면 해당 오피스텔은 준공 때까지 악성 미분양으로 남아있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송죽동 A공인중개사사무소(공인) 대표는 "분양에 대한 호응이 없던 물건"이라며 "딱 한 가구 분양된 것도 전세가 안 나가서 결국 무산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인근 B공인 관계자도 "솔직히 잘 지어진 건물은 아니라는 게 인근 업소들의 평가였다"며 "오피스텔에, 기계식 주차에, 분양가도 높다고 봐 꺼리는 수요자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정부가 미분양 주택을 매입해 싸게 전세로 내놓는다면 가격 면에서 호응은 있겠지만 결국 이미 공급된 물건이기 때문에 물량 순증효과는 없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안암동 호텔 리모델링 주택도 수리비 등으로 인해 오히려 강남·여의도 오피스텔 전세가보다 비싸게 매입했다는 비판이 나온다"면서"민간 매입약정과 LH 직접 시행에 별 차이가 없다면 민간 특혜 시비가 있을 수 있는 매입약정보다 차라리 LH가 직접 나서는 게 나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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