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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부가 준 선물’에 유도탄 천궁은 개발됐다

최종수정 2020.12.05 13:43 기사입력 2020.12.05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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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부가 준 선물’에 유도탄 천궁은 개발됐다


[국방과학연구소]천궁 개발을 착수하던 당시 공군은 방공 전력으로 1950년대 미국 공군에서 개발한 호크와 나이키를 운용하고 있었다. 무기체계의 노후화, 장기 국방기술 전략 등을 고려해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연구개발을 추진하는 방안이 검토됐고, 합참에서는 1994년 전력화시기와 군 요구 성능 등을 반영해 소요를 결정했다.


국방과학연구소는 1998년부터 체계개념연구와 탐색개발을 통해 핵심기술을 개발한 후, 2006년에 ‘철매-Ⅱ’라는 사업명으로 천궁의 체계개발에 착수해 2011년 말 개발을 완료했다. 천궁 개발을 착수하던 시기에 중·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를 개발한 나라는 미국, 러시아, 프랑스, 일본 등과 탄도탄 방어 무기체계인 애로우(Arrow)를 개발하고 있던 이스라엘이 전부였다. 일부 선진국만이 개발에 성공한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를 국내 개발하겠다는 계획은 많은 사람들의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노후화되고 있는 호크를 대체할 무기체계를 반드시 국내에서 개발해야한다는 당위성은 설득력이 있었다. 많은 핵심기술을 적용해야 하는 천궁을 개발할 경우, 우리나라의 유도탄 기술을 한 단계 도약 시킬 수 있다는 점도 주요한 고려사항이었다.


당시 연구소는 지대지 유도무기 현무를 개발한 후 단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천마, 함대함 유도무기 해성을 개발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부족한 기술과 한정된 예산으로 우리에게 꼭 필요한 무기체계를 어떻게 개발에 성공하느냐가 큰 과제였다.


▲ 천궁 유도탄 초기회전방식, 어떻게 확정됐나= 천궁 유도탄은 빠른 속도와 높은 기동성을 요구한다. 연구소는 천마 유도탄의 설계 경험을 가지고 있었으나 꼬리 날개만 있는 고속 고기동 유도탄 형상 설계는 또 다른 차원의 기술이었다. 연구소는 1999년 말까지도 유도탄 형상 확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가장 큰 이슈는 유도탄 발사 후 진행 방향을 바꾸는 초기회전방식을 결정하는 것이었다. 개발 초기에는 추진기관의 추력을 일부 사용하는 제트베인 방식을 적용하기로 하고 구성품을 제작해 각종 실험을 실시했다.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설계를 확정하려 했으나 유도탄 무게가 최초 예상 무게보다 크게 증가했다.


또한 무거운 제트베인이 뒷부분에 장착되면서 유도탄의 무게 중심이 후방 쪽으로 치우쳐 유도조종 안정성을 확보하기가 어려웠다. 연구팀은 많은 논란 끝에 결국 제트베인을 떼어내고 미사일 옆면에서 별도의 추진력을 내는 측추력기를 이용하는 초기회전방식을 적용하기로 했다.


어느 선진국에서도 시도해 본적이 없던 새로운 초기회전방식이었다. 측추력기는 유도조종 종말 단계에서 사용할 목적으로 설계한 것이었는데 초기회전 단계에서도 일부를 사용하게 된 것이다. 측추력기에 의한 초기회전방식은 천궁의 여러 가지 특징들 중의 하나가 됐다.


▲ 어부가 전해준 잊지 못할 선물= 천궁의 탐색개발 단계에서는 세 차례의 유도탄 사격시험이 실시됐다. 2004년 4월부터 실시한 1차와 2차 사격시험은 모두 실패했다. 1차 사격시험의 실패원인은 추진기관과 유도탄 동체의 오동작으로 추측됐다. 2차 사격시험의 실패원인은 발사관의 사출판 설계 오류가 주원인일 것이라는 잠정적인 결론이 내려진 상태였다.


하지만 2005년 7월 초로 예정된 3차 사격시험 준비가 임박했을 때, 어느 어부가 사격 시험장 앞바다에서 건진 유도탄 잔해물이 종합시험단에 전달됐다.


부품번호를 확인한 순간 놀랍게도 해당 잔해물은 1차 사격시험의 유도탄 잔해물이었다. 잔해물을 분해한 후 추진기관을 살펴보자 연소관의 노즐 조립부 근처에서 구멍을 발견할 수 있었다. 1차 사격시험 후 추진기관이 연소 말기에 구멍이 나면 측추력이 발생해 유도탄 오작동을 설명할 수 있다는 원인분석 결과를 뒷받침하는 것이었다. 추진기관에 구멍이 나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주장하던 추진기관 연구팀은 그동안 전혀 경험해 보지 못한 현상을 파악하기 위해 처음부터 다시 설계를 검토하기 시작했다.


추진기관 구조물은 열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내열재를 내부에 부착하는데 이 내열재에서 발생한 기포가 원인이었다. 덕분에 연구팀은 개발 초기 오류를 바로 잡을 수 있었고, 새로운 공법을 개발해 신뢰성을 향상했다. 그 후 2011년 5월 20일에 실시한 유도탄 사격시험이 성공해 14년간 진행해 온 천궁 개발 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으며, 천궁은 2020년 4월 마지막으로 군에 인도됐다. 첨단 유도무기 기술의 집약체인 중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개발에 성공함으로써 우리나라의 국방과학기술은 한단계 도약했다.




양낙규 군사전문기자 if@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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