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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연말은 달라요"…크레딧시장 '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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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11·12월 채권시장 약세
코로나19까지 겹쳐 우려 불구

저신용 채권에도 수요 몰려
회사채 투심 내년까지 강세

[아시아경제 이민지 기자] 크레딧 시장에는 연말에 다갈수록 더 춥다는 말이 있다. 연말이 가까워지면 투자자들이 하나 둘 줄게 되고 회사채 발행환경도 좋지 못한 탓이다. 올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까지 겹치면서 채권 금리 상승이 우려됐지만 예상과는 다른 상황이 만들어졌다. 초우량 채권 외에 저신용 채권에도 수요가 몰리면서 발행기업들이 낮은 금리 수준으로 자금 조달에 나서고 있다


◆온기 도는 크레딧 시장…발행기업 미소=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들어 회사채 발행에 나선 기업들의 수요예측 경쟁률이 크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9일 채무상환을 위해 3년물, 5년물, 7년물 회사채 발행에 나선 NH투자증권(AA+)은 각각 경쟁률 8%, 4.20%, 6.03%을 기록했다. 3년물의 700억원 모집에 5600억원이 들어왔으며 총 2000억원 모집에 1조1600억원의 돈이 유입됐다. 상대적으로 등급은 낮지만, 하나에프앤아이(A0)도 채무상환ㆍ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1500억원 모집에 총 7680억원의 돈을 받아냈다. 이들 기업 모두 흥행을 거두면서 증액 발행을 검토하고 있다. 생각보다 많은 돈이 몰리면서 더 싼 금리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 연말은 달라요"…크레딧시장 '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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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세계 각국 정부의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에 코로나19 백신 개발 기대감까지 더해지면서 크레딧 시장에서 기업들은 안정적으로 회사채를 발행하고 있다. 이날 수요예측에 나서는 SK(AA+)도 초우량채권으로 분류되는 만큼 2000억원 조달을 무리 없이 소화할 것으로 예측된다.


채권시장에선 연말이 되면 보통 금리가 상승해 국고채 대비 회사채 수익률의 차이(스프레드)가 확대되기 마련이다. 북클로징(장부마감) 시기이기도 하고 기업어음(CP) 정기 평정(정평)이 11월과 12월에 진행돼 회사채 투자심리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3분기를 기점으로 기업들이 실적 안정세를 보이고 있고, 코로나19 백신 조기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채권시장이 예년과 다른 연말을 맞이한 것으로 보인다.


김상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3분기 기업실적 공시가 마무리되면서 발행시장에서 수요예측이 재개되는 가운데 수급 측면에서 12월 만기까지 예상되는 상환물량(2조3000억원)은 충분히 받아줄 수 있을 것으로 파악된다"며 "3분기 기업 실적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이고 있고 시중금리 상승세도 꺾여 회사채 투심이 더 확대되고 있는 모양새"라고 전했다.

올해 크레딧시장의 신용경색을 촉발했던 단기자금시장도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 지난 4월2일 CP 금리는 2.23%까지 급등했지만 전일 기준 CP 금리는 사상 최저 수준인 1.09%를 기록했다. 기준금리와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가 역대최저치를 향해 가고 있고 금리에 영향을 줬던 코로나19 이슈도 무뎌진 것으로 관측된다.


◆"내년까지 크레딧시장 강세…발행량은 감소"= 채권시장 전문가들은 내년에도 기업들이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데 있어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내년 상반기 신용평가사들의 회사채 정평에서 일부 기업의 등급 조정이 나오겠지만 이미 코로나19 이전보다도 금리 수준이 높아져 있어 투자심리에 큰 영향을 주진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관투자자들도 "불확실성은 걷혔다"고 입을 모은다. 코로나19 확산이 심했던 4월과 5월엔 기관투자자들의 수요를 위축시켰던 것은 금리에 대한 예측이 어렵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지금 시점에선 업종별로 향후 등급이 떨어질 기업을 예상할 수 있고, 회사채 시장 안정화를 위한 채권시장안정펀드, 금융안정특별대출제도, 기업 유동성 지원기구(SPV) 등 정부 정책이 가동되고 있어 투심을 악화시킬 요인들은 많지 않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3월 이후 기업들이 회사채를 발행할 때 대부분 금리 밴드 상단에 낙찰됐는데, 이 밴드 자체도 코로나19 이전 수준보다 2배 이상 높아진 것"이라며 "매수자들도 이러한 상황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에 업종별 차이는 있겠지만 크레딧시장은 전반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내년 회사채 발행량은 올해보다는 줄어들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이후 현재까지 국내 기업들은 해마다 50조원 이상의 회사채를 발행해 현금을 확보한 상황에서 추가로 채권발행에 나서진 않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김은기 연구원은 "지난해에는 CD와 국고채 금리가 역전되기 시작하면서 낮은 조달 비용으로 현금을 쌓아두려는 기업들이 많았다면 올해는 코로나19 영향으로 현금 확보에 나선 기업들이 대부분이었다"라며 "내년 기업들의 영업실적은 더 좋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예비적 유동성을 확보하려는 기업들은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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