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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초대석] "아파트 내력벽 일부철거 가능…한국판 뉴딜 성공 이끌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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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헌 한국건설기술연구원 원장 인터뷰

"평면확장 위한 내력벽 철거가능…국토부 추가검토"
"건설 패러다임 선도하는 혁신기술…먹거리 창출"
"스타트업에 자금·연구인력 지원…기술 보증 지원"
"건설 핵심 기술확보해 한국판 뉴딜 성공 이끌 것"

[아시아초대석] "아파트 내력벽 일부철거 가능…한국판 뉴딜 성공 이끌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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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담=아시아경제 정두환 건설부동산부장, 정리=문제원 기자] "정부출연연구원은 대학 같은 순수 연구나 단순 정부 과제 수행에만 머물면 안됩니다. 층간 소음, 화재, 침수, 홍수 등 국민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첨단 기술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해야 합니다."


한승헌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하 건설연) 원장은 국책연구기관으로서의 목적과 책임에 대해 이 같이 설명했다. 건설연은 국내 유일의 건설기술 분야 정부출연연구원으로, 건축과 토목 등 전통적인 건설부문을 넘어 스마트건설과 융합형 기술개발, 재난대응 등 광범위한 역할을 맡고 있다.

최근에도 시장의 관심이 큰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위한 내력벽 철거 안전성 연구를 진행했으며, 한국판 뉴딜사업과 국가 전략프로젝트인 스마트시티 등 미래 건설과제에도 과감히 도전하고 있다. 2018년 1월 취임한 한 원장은 지난 3년간 건설연에서 국가 경쟁력 향상과 혁신성장을 선도하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민감한 건설기술 분야를 다루는 만큼 힘든 점도 적지 않다. 내력벽 연구 용역만 해도 예상보다 결과 도출이 지연되면서 아파트값 급등을 걱정하는 정부의 눈치를 보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받았고, 지난달 재건축을 추진 중인 목동9단지의 2차 정밀안전진단에서 재건축 불가 등급인 C등급 판정을 내린 후에는 해당 단지 주민들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기도 했다.


다만 한 원장은 변화하는 시대상황 속에서도 연구원은 국민을 위한 역할에 몰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단편적인 과제를 수행하는데 그치지 않고 국민이 원하는 수준의 미션을 재정립하고, 건설연이 장기간 추구해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사회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성과물을 계속해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경제는 지난 17일 경기도 일산 신도시에 위치한 건설연에서 한 원장을 만나 건설기술 분야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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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연이 진행한 '리모델링을 위한 가구간 내력벽 철거 안전성 연구 용역'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크다. 어떤 결과가 나왔나.


▲거주자가 요구하는 평면계획으로 리모델링을 할 수 있도록 세대간 내력벽을 부분 철거할 수 있게 해달라는 요구가 많은 상황이다. 실험은 올해 상반기 종료됐고 정밀 분석해 만든 검증보고서 초안을 국토부에 제출한 상태다. 기술적으로는 평면 확장을 위한 내력벽 일부 철거가 가능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다만 안전성도 중요한 만큼 내ㆍ외부 추가검토와 전문가 의견수렴 등 보완 과정을 거쳐야 한다. 국토부가 연말까지 이 같은 과정을 진행한 뒤 최종 결과를 발표 예정이다.


-아직도 일반인의 생각에는 건설연이 단순히 건설 자재 품질을 시험하는 기관 정도로 인식돼 있는데.


▲옛날 생각이다. 이제는 스마트 건설 등 첨단 기술 혁신은 물론 이를 실용화하기 위한 관련 스타트업의 인큐베이터 역할까지 수행하고 있다. 최근 3년간 3D 프린팅, 장비자동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디지털 트윈, 스마트 센서, 모듈러 등의 연구과제를 수행했다. 또 다양한 관련 외부 기관과 네트워크도 강화하고 있다. 5월에는 서울시 등과 스마트 건설기술 도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새로운 건설 패러다임을 선도하는 혁신기술을 개발해 미래 먹거리를 창출하는 연구소를 지향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으로 스타트업을 지원하는지 궁금하다.


▲스타트업들은 아이디어는 좋은데 연구인력이 부족하다. 건설연은 자금은 물론 연구인력까지 지원하고 있다. 이를 위해 스타트업건설지원센터를 운영중이다. 개발한 기술에 대해서는 시제품 생산과 판매도 지원한다. 한국도로공사,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이 이들 스타트업이 개발한 기술을 믿고 쓸 수 있도록 보증해 주는 역할이다. 지금까지 LH에 추천한 기술이 10개 정도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한국판 뉴딜과 관련된 업무도 진행 중이다.


▲한국판 뉴딜 20개 추진과제 중 9개가 건설산업과 관련된다. 현재 우리 건설산업은 혁신이 필요한 때다.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재난에 대비해야 하고, 50대와 외국인 인력 비중이 커지는 건설산업에서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도 찾아야 한다.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력 확보도 빼놓을 수 없다. 건설연은 건설 자동화와 SOC 디지털화 관련 핵심 기술 확보를 통해 한국판 뉴딜의 성공을 이끌 것이다. 이를 위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SOC 유지관리 기술과 모듈러 건축 기술을 적용한 행복주택 건설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융합기술 연구개발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를 위한 조직 개편도 단행했는데 어떤 변화가 있나.


▲학제 간 연구를 탈피하고 목적 중심의 연구 활성화를 위해 부서 간 융합연구를 장려하고 있다. 연구원 내 신규 사업 추진 시 3개 부서 이상이 융합할 경우 가점 10%를 부여한다. 이를 통해 융합연구 비중이 2018년 21%에서 올해 40%로 확대됐다. 과제를 평가할 때는 청중평가단이나 성과발표회 등을 통해 연구자간 활발한 융합기술 논의가 이뤄질 수 있게 하고 있다.


-양적인 사회간접자본(SOC) 못지 않게 노후 SOC 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연구원 차원에서 관련 연구가 이뤄지고 있나.


▲그렇다. 국내 기반시설은 급속한 노후화가 진행 중이다. 도로와 철도 등 중대형 SOC 6만5000여곳 중 경과연수 30년 이상된 것이 36.8%에 달한다. 20년 후에는 이 비율이 78.9%로 높아진다. 이는 국민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다. 장기적인 대응전략이 필요하다. 현재 드론, 인공지능(AI), 건설정보모델링(BIM) 등을 활용한 차세대 인프라 모니터링ㆍ정보관리 기술을 전략기술로 설정했다. 관련 연구 투자 역시 이 부분에 집중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취임 이후 많은 성과물을 도출했는데, 기억에 남는 연구과제는 무엇인가.


▲최근 제천, 밀양, 이천 등에서 큰 화재가 발생하면서 건물 외부 단열재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통상 국내 아파트 외벽은 5분이면 다 타버리는데 외국에선 10분을 견디면 준불연재, 20분을 견디면 불연재라고 한다. 국내에는 이런 기준이 없다가 최근 잇따른 대형 화재사건으로 규제가 강화됐다. 2017년 관련 연구를 시작한지 3년 만에 불에 강한 난연성 외단열 공법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외국 기관에서 인증 받았는데 불에 21분을 견뎠다. 이 정도면 세계 최고 수준이고 가격 경쟁력도 있다. 건설연은 앞으로도 각종 재난재해로부터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성과물을 만들어내는데 집중할 것이다.




문제원 기자 nest263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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