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조사위, 19일 엄숙한 분위기 속 5·18 무명열사 3기 분묘개장

범죄수사기법 STR·SNP 도입…당시 5살 박광진군 신원 확인 기대

19일 오전 5·18민주묘지에 잠들어 있는 무명열사의 신원 확인을 위한 유전자 시료 채취를 위해 무명열사의 분묘 개장을 하고 있다.

19일 오전 5·18민주묘지에 잠들어 있는 무명열사의 신원 확인을 위한 유전자 시료 채취를 위해 무명열사의 분묘 개장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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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호남취재본부 윤자민 기자] 5·18진상규명조사위원회가 5·18민주화운동 무명열사의 신원을 밝히기 위한 유전자 채취에 나선 19일 오전 광주광역시 북구 국립5·18민주묘지.


이곳은 평소보다 더 엄숙한 분위기가 흘렀다. 전날부터 내린 빗줄기마저 점차 거세졌지만 어느 누구도 아랑곳하지 않고 준비에 몰두했다.

5·18조사위는 많은 비가 예보된 탓에 전날부터 분묘개장을 진행할 무명열사 묘 3기에 천막을 치고 만반의 준비를 했다.


오전 10시 합동 개토제를 시작으로 분묘 개장에 들어갔다.

개토제에서는 5·18영령에 대한 묵념에 이어 고천문이 낭독되고 안종철 조사위 부위원장의 추도사, 5·18유족회장의 조사, 분향의 순서로 진행됐다.


다시 한 번 묵념을 한 뒤 본격 분묘 개장에 착수했다.


30여분이 흘러 무명열사가 묻힌 석관 뚜껑이 온전히 모습을 드러냈다. 우연의 일치였을까. 빗줄기는 더 거세졌고 바람도 강하게 불기 시작했다.


곳곳에서는 “하늘도 슬퍼한다”는 탄식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거센 비바람에 천막이 날아가자 취재진, 5·18조사위 관계자할 것 없이 모두가 짐을 내려놓고 천막을 잡아 다시 세웠다.


지난 1997년 조성된 국립5·18민주묘지에는 2002년 무명열사 11기의 묘가 이장됐고 2006년까지 진행된 유전자 검사로 6기의 신원을 확인했다. 현재 5기가 아직도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 다섯 명의 유전자는 전남대학교 법의학교실에 보관돼 있지만 그동안의 유전자 검사로 인해 시료가 부족해져 이날 추가로 3기에 대한 시료 채취를 진행하게 됐다.


19일 오전 5·18민주묘지에 잠들어 있는 무명열사의 신원 확인을 위한 유전자 시료 채취를 위해 무명열사의 분묘 개장을 하고 있다.

19일 오전 5·18민주묘지에 잠들어 있는 무명열사의 신원 확인을 위한 유전자 시료 채취를 위해 무명열사의 분묘 개장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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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중 만 4세로 추정되는 아이의 유골에서도 유전자 시료 채취가 진행됐다.


이 무명열사는 1980년 5월 20일 외할머니, 외삼촌 2명과 함께 광주에서 서울로 가던 중 행방불명된 고 박광진(당시 5세)군으로 추정되고 있다.


외할머니와 외삼촌 2명은 신원이 확인됐지만 박군만 아직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번 유전자 채취를 통해 전남대학교 법의학교실에 보관된 유전자와 일치하게 된다면 박군은 40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게 된다.


이번 유전자 대조는 지난 2002~2006년 진행된 검사 방식보다 더 세부적으로 진행된다. 당시에는 16개 단위 검사가 진행됐지만 이번에는 23개 단위 검사로 확대한다.


또 부계를 포함해 모계, 친자확인까지 진행한다는 게 조사위 관계자의 설명이다.


조사위는 이날 채취한 3기의 유전자 시료를 곧바로 서울대학교 법의학교실과 전남대학교 법의학교실로 보내 유전자 감식에 들어간다.


행방불명자 가족의 유전자와 비교하고 필요하다면 경찰이 보관하고 있는 유전자 데이터와도 비교 분석할 방침이다.


유전자검사는 범죄수사에 널리 사용되는 ‘STR’(Short Tandem Repeat) 기법과 STR 기법보다 많은 유전자형을 분석하는 ‘SNP’ 기법을 병행한다.


특히 SNP 기법은 제주4·3사건에서 60여 명의 신원을 확인한 사례도 있어 이번 유전자 검사를 통해 신원을 밝혀낼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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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종철 조사위 부위원장은 “40년간 기다려온 유가족의 품으로 보내드리는 것이 우리 조사위의 책무다”면서 “이번 유전자 검사에 이어 향후 검사에도 체계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남취재본부 윤자민 기자 yjm3070@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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