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거 소리 듣기 싫어요" 호텔 전·월세 대책…'호텔 거지' 조롱도
정부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지원방안' 발표
서울 시내 호텔·가동 중단된 공장 활용 공급
호텔 개조 전·월세 대책에는 비판 여론도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19일 정부가 추가 전세 대책 발표를 한 가운데 호텔을 고쳐 전·월세로 내놓는 방안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호거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호거'는 '호텔 거지'를 뜻하는 일종의 신조어다. 또 "모텔에서 살고 싶냐"는 조롱도 나온다.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등 관계부처가 이날 발표한 ''서민·중산층 주거안정 지원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극심한 전세난을 해결하기 위해 내년 상반기까지 매입임대 확대, 호텔·상가 리모델링 등을 통한 전세형 주택을 전국적으로 4만9000가구 집중 공급한다.
이런 정부 대책 중 호텔을 고쳐 전·월세로 내놓는 방식에 대해서는 비판 여론이 있다. 1인 가구가 아닌 이상 아이가 있는 4인 가구 이상이 호텔 중심 상권에 과연 거주할 수 있느냐 하는 문제다.
비록 세입자 입장이지만 출·퇴근이나 학교, 직장과 같은 직·주근접성(직장과 주거지가 가까운 것을 의미)이 뛰어나고 사회 인프라 시설이 확충된 곳을 선호할 텐데 정부가 내놓은 호텔 전·월세 상권은 그럴 수 없다는 지적이다.
서울에서 전세로 살고 있다고 밝힌 한 40대 직장인 김 모 씨는 "호텔 자체가 1인 원룸 아닌가"라면서 "이걸 고쳐 방을 쪼개면 그만큼 평수가 줄어들고 결국 비좁은 공간에서 가족들과 지낸다는 건데, 누가 들어오겠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또 아이들 교육에도 좋지 않다. '휴거'(한 임대아파트에 거주하는 사람들을 '거지'라고 비하하는 말)에 이어 '호거'라는 말까지 나왔다. '호텔 거지' 라는 놀림을 받고 싶나"라고 토로했다.
또 다른 50대 직장인 박 모 씨는 "호텔을 어떻게 개조한다는 말인지 모르겠다"면서 "애초에 집으로 건축되지 않아서 불편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며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20대 대학생 이 모 씨는 "호텔에서 살고 싶지 않다"면서 "(돈) 없는 사람들을 더 비참하게 만드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어 "정책을 통해 부동산 문제를 해결해야지, 이건 아이디어 차원의 제도 같다"고 지적했다.
반면 호텔을 고쳐 전·월세로 시장에 내놓는 정책이 긍정적이라는 견해도 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 질의·응답 과정 중 호텔방 논란에 대해 "영업이 되지 않는 호텔들을 리모델링해서 청년 주택으로 하고 있는데 굉장히 반응이 좋다"고 답했다.
이어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통해 구입 의사를 타진하는 호텔들이 꽤 있다"며 "접근성이 좋은 지역의 호텔을 리모델링해 1인 가구를 위한 주택으로 전월세로 공급하는 것들이 지금까지 꽤 괜찮은 평가를 받았다"고 덧붙였다.
당·정의 이 같은 계획에 야당은 즉각 반발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은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월세 보증금대출과 주택담보대출을 보통 시민들에게 더 확대하고 새로운 정책을 펼 사람들로 청와대와 정부 팀을 다시 짜라"며 "이런 일들이 정말 해야 할 일인데 이런 대책은 눈을 씻고 봐도 안 보이고 호텔방을 주거용으로 바꾸는 걸 대책이라고 내놓다니 기가 막힌다. 어느 국민이 그걸 해결책으로 보겠나"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하태경 의원도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호텔을 전세 주택으로 만든다는 이낙연 대표, 황당무계 그 자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하 의원은 "호텔과 주거용 아파트는 기본 구조나 주거환경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 국민이 원하는 건 맘 편히 아이들 키우고 편히 쉴 수 있는 주거공간이지 환기도 안 되는 단칸 호텔방이 아니다"며 "교통과 교육을 포기한 이 대표 대책은 서민들한테 닭장집에서 살라는 말이나 똑같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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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의원은 "잘못 끼운 부동산 대책, 더 이상 만신창이로 만들어선 안 된다. 우선 관광지역만이라도 호텔을 아파트로 개조하거나 편법으로 사실상 아파트인 레지던스호텔로 바꾸는 행태를 금지하는 법을 신속히 발의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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