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개월 내 비상사태 올수도"...공격적 투자 암시
"유니콘 기업 투자 나설 것"...위워크에 대한 애착 여전
소프트뱅크 자진상폐 위한 자금확보 성격 해석도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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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비상사태 가능성을 언급했다. 세계적 비상사태가 앞으로 3개월 내 일어날 수 있다며 이에 대비해 우리 돈 88조원의 현금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의 전략은 최근 코로나19 백신 개발 기대감에 낙관론이 커지는 시장의 분위기와는 전혀 다른 판단으로 해석돼 주목받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손 회장은 이날 화상으로 진행된 뉴욕타임스(NYT) 주최의 딜북 콘퍼런스에 나와 "코로나19 2차 유행 속에 전 세계가 재차 봉쇄되면 발생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자산 매각을 실시했고 800억달러 규모의 현금을 확보했다"며 "원래 목표는 약 400억달러를 확보하는 것이었지만 비상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2배로 유동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의 발언은 미국 제약사인 모더나와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개발 소식 이후 시장에 퍼진 전반적인 낙관론과 상반된다. 손 회장은 최악의 상황과 관련해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지만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2008년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을 떠올리면 지금 상황에서는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며 "물론 의료용 백신은 나올 것이지만 앞으로 불과 2~3개월 사이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누구도 장담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손 회장의 경고는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심각해지는 코로나19 2차 확산세와 이에 따른 각국의 봉쇄 조치 재개에 대한 우려로 풀이된다. CNN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현재 13개주가 봉쇄 조치를 재개했고 유럽에서는 프랑스, 영국, 스페인, 이탈리아 등 주요국이 통행금지 등 지난 4월과 같은 수준의 강력한 봉쇄 조치에 돌입했다. 이것이 장기화할 경우 경제적 충격은 1차 유행 때보다 훨씬 심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손 회장은 확보한 현금을 토대로 이후 비상사태가 발생하면 미래 가치가 높을 것으로 추정되는 유니콘(기업 가치 10억달러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들에 대해 공격적인 투자를 계속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손 회장은 "코로나19 여파로 시장이 급락하면 저평가된 가치주, 자산들을 추가 매입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인공지능(AI) 유니콘 기업에 투자할 기회가 생긴다면 언제든 공격적인 투자에 나설 것"이라 강조했다.


손 회장의 대표적인 유니콘 기업 투자 실패 사례로 알려진 사무실 공유업체 위워크와 관련해서도 여전히 애착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손 회장은 "위워크 대표이던 애덤 뉴먼은 매우 현명하고 재능 있는 사람이며 언젠가 성공할 것"이라며 "다만 위워크에 너무 많은 돈을 투자한 것은 실수"라고 밝혔다. 앞서 손 회장은 2017년 뉴먼 대표와 만난 뒤 위워크의 기업 가치가 470억달러에 이른다며 소프트뱅크 산하 비전펀드를 통해 97억달러를 투자했다. 하지만 위워크는 뉴욕증시 상장을 준비하다 지난해 상장에 실패하면서 파산 위기를 맞기도 했다. 소프트뱅크는 위워크의 손실을 떠안으면서 지난해 3분기 7002억엔(약 7조445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손 회장의 현금 확보에 대해 코로나19 위기보다 소프트뱅크의 자진 상장폐지 준비를 위한 것이라는 해석도 제기한다. 블룸버그통신은 손 회장이 소프트뱅크를 비상장사로 전환해 지배력을 높이고 싶어 하며, 비상장사 전환을 위한 지분 매입에 약 1000억달러의 현금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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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회장은 올해 2월 소프트뱅크 지분 3%를 매입해 주요 주주로 들어온 엘리엇매니지먼트의 경영 간섭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엘리엇은 소프트뱅크의 주주가 된 이후 손 회장의 독단적 경영으로 인한 투자 손실을 지적하고 이사회의 독립성과 투명성 강화 등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며 손 회장을 견제해오고 있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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