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보잉·델타도 좀비기업 합류…美좀비 부채만 1500조원
블룸버그 분석 결과…코로나 후 좀비기업 약 200개 늘어
"부채도 증가…미국 경제에 수년간 부담될 것"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실적에 타격을 입은 보잉, 델타항공, 엑손모빌 등 미 대기업들이 '좀비기업' 대열에 합류했다.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수익이 이자비용에도 못 미친다는 뜻이다. 오히려 막대한 유동성에 미국 좀비기업이 보유한 부채 규모만 우리 돈으로 1500조원을 넘기면서 수년간 미국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미국 상장기업 3000개의 재무상태를 살펴본 결과 대형 항공, 석유기업을 포함한 약 200개 기업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좀비기업에 새로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기존에 있었던 좀비기업을 모두 합치면 3000개 기업 중 좀비기업의 비중은 20%가량이라고 블룸버그는 덧붙였다. 블룸버그는 러셀3000지수 내 기업의 향후 12개월간의 영업이익 전망치를 이자 비용과 비교한 결과 6분의 1가량인 527개 기업이 거둬들일 수익이 이자 비용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보잉은 737맥스 운항 중단에 이어 코로나19로 수주가 끊겨 직격탄을 맞았다. 델타항공 역시 이동제한 조치로 수요가 급감해 피해를 보았다. 이들 기업의 올해 매출은 급감해 델타항공의 경우 최대 80%까지 감소했다.
저금리에 부채 규모도 늘었다. 보잉은 올해에만 320억달러 이상의 부채를 쌓았고 델타항공과 엑손모빌의 빚은 각각 242억달러, 162억달러로 커졌다. 세계 최대 크루즈 선사인 카니발과 대형 백화점 체인 메이시스도 부채 규모가 각각 148억달러, 12억달러에 달했다. 이를 포함한 미국 좀비기업이 보유하고 있는 부채 규모는 1조3600억달러(약 1504조원)에 달한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컸던 2009년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부채가 증가하고 순익이 감소하면서 이자비용을 감당하기가 버거워졌다.
코로나19가 재확산하는 상황을 감안하면 이런 양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좀비기업이 증가하면 생산성은 악화하고 투자나 고용에 자금을 적게 투입해 성장성도 떨어지게 된다.
전문가들은 이런 상황이 미국 경제에 부담이 돼 회복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규모 재정ㆍ통화정책이 당장은 기업의 파산을 막고 경기 침체가 오지 않도록 방어하려는 차원에서 진행된 것이지만 비생산적인 회사에 자본이 흘러들어가고 고용과 성장세가 둔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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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르스텐 슬록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제 '의도하지 않았던 결과가 뭐지'라고 물어볼 때가 왔다"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안정성을 이유로 개입했다. 그들은 자신들이 좀비를 만들어낼 것이라는 것을 알았다. 이제 그렇게 하지 않았더라면 폐업했겠지만 지금 살아있는 기업들은 어떤가에 대해 물어볼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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