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산은, 한진家 특혜 논란
[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1988년 아시아나항공 출범 이후 32년 간 이어진 양대 국적항공사 시대가 막을 내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극심한 경영난에 처한 국내 항공산업의 회생을 위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합쳐 세계 7위급 메가 캐리어(초대형 항공사)로 거듭나게 한다는 복안이지만 후폭풍은 만만치 않다.
'KCGI 3자 연합'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등 현 경영진에게 국민 혈세를 들여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그 중 하나다. 논란이 커지자 이번 '초대형 빅딜'을 추진하고 있는 산업은행이 대한항공의 모회사인 한진칼에 사외이사 지명권, 주요 경영 사안에 대한 사전협의 등 7대 의무를 부과한 합의서를 공개하며 진화에 나섰다.
7대 의무조항은 대한항공의 아시아나 인수를 위해 산은의 감시ㆍ관리 권한을 강화하고 한진칼이 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위약금 5000억원을 물고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특히 조 회장 일가에 갑질 논란이 발생하면 윤리경영위원회를 통해 경영진을 교체할 수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같은 강수를 둔 배경에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인한 특혜 시비를 의식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논란은 가라앉질 않는다. 한진칼 경영권 확보를 두고 대립각이 세워진 상황에서 국책은행이 나랏돈으로 조 회장의 경영권 방어에 나섰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산은에서는 7대 의무조항을 통해 경영과 오너 일가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는 한편 항공산업 재편작업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 이 같은 방책을 마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럼에도 조 회장이 '저비용 고효율(?)' 방식으로 아시아나항공을 거머쥐고 한진칼의 경영권마저 강화하게 되는 이점을 얻게 됐다는 점에서 의혹의 꼬리표는 여전하다. 교환사채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으로 대한항공 유상증자에 참여해도 지주회사 의무지분율 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다. 향후 경영진 해임이 가능하다고 하지만 비상시국 상황에서 산은이 현 경영진에 대한 우호세력이 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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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대한항공에서 오너일가의 '갑질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소비자들의 대안은 아시아나항공이었다. 이제는 대안마저 사라졌다. 결국 이번 딜이 조 회장과 산은 둘에게는 '윈윈'이 될 수 있겠지만 과연 소비자는 물론,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에 최선의 선택이 될 수 있는 것인지는 곱씹어봐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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