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대출만기 연장 72조
법인 등 파산신청 급증에 우려↑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한 중소기업ㆍ소상공인 대출만기 연장이 누적되면서 은행권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자상환 유예 조치가 병행되다보니 은행 입장에선 부실을 측정할 가늠자조차 없는 실정이다.


올해 들어 급증한 법인파산 신청은 불안을 더욱 가중시킨다. 만기연장된 대출이 연장조치 종료와 동시에 대규모 부실로 표면화할 수 있다는 의미여서다.

픽픽 쓰러지는 中企…'부실 가늠자' 없어 불안한 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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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지난 2월부터 이달 6일까지 시중은행이 코로나19 피해 중소기업ㆍ소상공인을 대상으로 조치한 대출만기 연장은 약 25만2000건, 71조9000억원 규모다. 같은 기간 실행된 신규 대출(76만3000건ㆍ45조500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금융당국은 당초 지난 9월까지 시행하려던 대출만기 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 조치를 내년 3월까지로 늘렸다. 상환능력 부족에 따른 연체 등 부실의 여지가 내년 3월까지 가려진다는 뜻이다.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역설적으로 역대 최저를 기록한 9월 은행대출 연체율(0.30%)이 이 같은 양상을 방증한다.


이런 가운데 자금난을 견디다못해 파산 절차에 돌입하는 법인과 개인이 올 들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원행정처에 따르면 지난 1~9월 전국 법원 파산부에 접수된 법인파산 신청은 모두 815건이다.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13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2018년 1~9월 3만2113건이었던 개인파산 신청 또한 올해 같은기간 3만7450건으로 2년새 약 16% 급증했다.

한국은행은 최근 '금융안정상황 자료'에서 코로나19 충격으로 올해 한계기업(한해 이익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기업)이 지난해보다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깜깜이 부실'에 충당금 적립 급증

은행들은 대출만기 연장 및 이자상환 유예 조치를 연장하는 과정에서 이자상환 유예 조치는 해제해줄 것을 금융당국에 요구했다. 이자상환 추이를 바탕으로 대출의 건전성을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자상환 유예 규모는 전체적으로 수 백 억원에 불과해 수익성에 별다른 영향은 없다는 평가다.


은행 관계자는 다만 "대출의 건전성을 살펴볼 수 있는 도구는 이자상환 뿐"이라면서 "이자도 제대로 못 낸다면 원금 상환 능력은 더 취약하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차라리 서둘러 관리에 나서는 것이 은행과 차주 모두에 이롭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은행권 일각에선 최근까지도 이에 대한 전향적 검토를 금융당국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코로나19 관련 금융지원이 위축될 것을 우려해 단호한 입장을 유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이 이자상환 능력을 단초로 옥석가리기를 시작하면 올 초부터 지속된 코로나19 금융지원의 공든탑이 무너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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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은 이 같은 '깜깜이 부실'에 대비해 충당금을 쌓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KB국민ㆍ신한ㆍ하나ㆍ우리ㆍ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올해 3분기 기준 충당금은 1조933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8114억원)의 2배 넘게 늘었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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