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소 직원 껴안고 방역방해 50대, 구속영장 법원서 기각
사랑제일교회 신도 부부, 보건소 검사 요청 불응
"너희도 검사받고 걸려봐" 보건소 직원 껴안아
전문가 "감염병의심자에 대해서는 강력한 공권력 발휘해야"

포천에서 사랑제일교회 교인인 부부가 검사를 위해 방문한 보건소 직원에 난동을 부린 사건이 발생했다. 이 부부는 결국 확진 판정을 받았다. /사진=연합뉴스

포천에서 사랑제일교회 교인인 부부가 검사를 위해 방문한 보건소 직원에 난동을 부린 사건이 발생했다. 이 부부는 결국 확진 판정을 받았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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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수완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를 위해 찾아간 보건소 직원을 껴안고 팔을 움켜쥐는 등 난동을 부린 50대 여성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돼 논란이 일고 있다. 감염 예방법을 위반하는 등 중대한 사안임에도 구속하지 않아 경각심을 낮췄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는 비협조적 태도를 고수하는 감염병 의심자에 대해서는 강력한 공권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의정부지법은 16일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공무집행방해 등으로 A 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해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영장실질심사를 담당한 의정부지법 김진영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형사소송법상 불구속 수사 원칙을 더해 보면 피의자에 대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며 기각 사유를 밝혔다.

김 판사는 공무집행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피의자가 보건소 공무원들을 향해 침을 뱉은 것이 아니다"며 "피의자 혼자 탑승한 차량의 바닥에 침을 뱉은 것에 불과해 공무집행방해에서의 폭행에 해당하지 않을 여지가 많다"고 설명했다.


또한, 피의자가 수사기관의 출석 요구에 응한 점, 범행 경위 등을 종합해 피의자가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앞서 A 씨 부부는 지난 8월15일 서울 광화문 집회에 참석한 뒤 접촉자로 분류됐다. 이들은 지난 9일 사랑제일교회 예배에 참석했고, 이후 광복절엔 광화문 집회까지 다녀온 것으로 파악됐다. 집회 다음 날인 16일에는 경기 포천시의 한 개척교회 예배에 참석하기도 했다.


이들은 감염 위험이 큰 지역에 방문했음에도 코로나19 진단검사에 응하지 않았다. 또 직접 찾아와 검체를 채취하려는 보건소 직원들의 방역 활동과 공무 집행을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포천시보건소 40대 여성 직원 2명은 8월17일 포천시 일동면 A 씨 부부가 운영하는 식당으로 찾아갔다. 특히 부부 중 1명은 기침 등 증상이 있었으며, 나머지 1명은 무증상 상태였다.


상황이 이럼에도 당시 보건소 직원이 현장에서 부부의 검체를 채취하려 하자 부인인 A 씨는 마스크를 벗어 던지고 "너네도 (코로나19) 걸려봐라. 내가 너희를 만졌으니까 검사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A 씨는 차량에 침을 뱉기도 했다. 남편 B 씨는 보건소 직원의 팔을 움켜쥐는 등 방역을 방해하기도 했다. A 씨 부부는 이후 이날 정오께 자신의 차로 포천시보건소로 가 검사를 받은 뒤 이튿날 오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로부터 강제 포옹을 당한 보건소 직원들은 다행히 음성 판정을 받았으나, 심리적 고통을 호소하기도 했다.


이뿐만 아니라 난동 당시 식당에서 식사하던 손님 2명도 검체검사를 받는 소동이 빚어졌다. 검사 결과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이들 부부의 행동에 논란이 일었다.


경기 포천시보건소 여직원을 껴안고 팔을 움켜쥐는 등 난동을 부린 50대 여성에 대해 법원이 16일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사진=연합뉴스

경기 포천시보건소 여직원을 껴안고 팔을 움켜쥐는 등 난동을 부린 50대 여성에 대해 법원이 16일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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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에도 담당 공무원들에게 정신적·신체적 피해를 준 이들 부부에 대해 엄벌을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 쏟아진 바 있다. 해당 부부는 진단 검사를 위해 찾아온 보건소 직원에 고의로 접촉하는 등 방역 활동을 방해했다는 이유에서다.


정연오 포천시 보건소장은 지난 8월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확진자 부부로부터 봉변을 당한 피해 직원들 상태에 대해 "음성 판정을 받는 등 건강 상태는 양호하지만, 심리적으로 편치 않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 부부의 보건소 직원 폭행 등 방역 방해 행위와 관련 이재명 지사는 같은 달 "방역 방해는 도민의 생명을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명백한 범죄행위로 엄정 조치해야 한다. 포천처럼 동일한 사례가 재발되지 않도록 각 시군에도 엄정조치 지침을 전달하라"고 지시했다.


이렇다 보니 시민들 사이에서는 영장을 기각한 법원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경각심을 위해서라도 구속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직장인 A(27) 씨는 "엄연한 업무방해이고 감염예방법 위반 아니냐"며 "검사도 거부하며 난동을 피운 사람들인데 어디든 도망갈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본다. 이번 법원의 판단에 실망했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전문가는 시민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절대적 협조를 통해 확산을 막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지난 8월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감염병 전문가가 공권력, 강제력 얘기를 꺼낼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 정말 참담하다"며 "계속 이런 (비협조적인) 상태가 지속된다면 강력한 공권력을 발휘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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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검체를 채취하러 온 보건소 직원을 껴안고 자신의 차 안에 침을 뱉기도 한 교인 부부에 대해서는 "정말 상식이 안 통하는 분들"이라며 "(이런 경우) 다른 사람들의 건강에도 아주 위해를 끼치는 상황이기에 절대적 협조를 통해 빨리 확산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김수완 기자 suw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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