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식품회사 얽힌 '전직 경무관들' 첫 재판 … 치열한 법리다툼 예고
식품회사 수사 과정에서 기밀·개인정보 누설 혐의
검찰 '수사 무마' vs 피고인들 '구성요건 해당 안돼"
[아시아경제 영남취재본부 박동욱 기자] 대구지역 유명 식품회사의 '반품 재활용 의혹' 사건에 연루된 경무관급 전직 대구지방경찰청 고위 간부들이 16일 피고인 신분으로 대구지법 서부지원 재판정에 나란히 출석했다.
이번 재판은 당초 직원들로부터 '내부고발 자작극'이라는 사실을 확인한 식품회사측이 경찰의 '기획수사' '편파수사'를 주장하며 수사과장 등을 고소하는 등 공세적 입장을 취하던 상황에서 전혀 뜻 밖의 인물들이 회사 측에 정보를 흘려준 혐의로 기소됐다는 점에서, 경찰 안팎의 관심을 끌었다.
형사2부 위지현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날 첫 공판에서 가장 주목을 받은 피고인은 배봉길(58·경무관) 전 대구경찰청 2부장이었다. 배 피고인은 식품회사에 대한 대구경찰청의 수사가 수사과장을 사령탑으로 삼아 진행되는 과정 내내 수사과장 직속 상사인 2부장으로서 근무하다가, 공무상비밀누설 혐의로 기소된 직후 충북경찰청으로 좌천된 뒤 직위해제됐다.
배 피고인은 지난 2월10일 자신의 집무실에서 식품회사의 납품업체 대표(구속 기소) 등을 만난 자리에서 수사 관련 진행 문의를 받자 "저쪽(제보자)에 추가 증언할 게 있다"고 사건 내용을 누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 배 피고인의 변호인은 "(납품업체 대표에게)추가 증언이 있다는 등 말한 사실이 없다"면서도 "설사 있더라도 이건 공무상 비밀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법리 다툼을 예고했다.
지역적으로 식품회사 사건과 무관해 보였던 이모 전 울산지방경찰청 1부장 또한 공소장에 나와 있는 행위 자체를 인정하면서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성립 여부에 대한 법리 검토를 재판부에 요청했다. 이 피고인은 지난해 연말까지 대구청 형사과장으로 재직하다가 경무관으로 승진하면서 울산지방경찰청으로 자리를 옮긴 인물이다.
이 피고인 변호인은 "(옛 부하 A경정에게서)수사 제보자 정보를 받은 것은 사실이지만, 직접 요청한 적이 없고 부정 목적을 가지고 문자를 받았다고 볼 수 없다"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들 이외 함께 기소된 A경정과 B경위 등 경찰 2명도 직권남용 및 권리행사방해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한 범죄 성립요건 및 구성요건 해당성 부분에서 이의를 제기했다.
이 사건과 관련, 유일하게 구속 기소(변호사법 위반)된 납품회사 대표 C씨는 "공소사실 관계는 인정하지만, 식품업체로부터 플라스틱 용기 납품 거래를 유지하는 조건으로 (사건 진행과정을 알아달라는) 부탁을 받은 것은 아니다"면서 "변호사법 위반은 경제적 이익을 취득해야지만 처벌받도록 규정돼 있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납품회사 대표에게 제보자 인적사항을 알아달라고 지시한 혐의(개인정보보호법 위반)를 받은 식품회사 대표의 변호인은 "진술서가 허위이거나 위조로 작성됐다는 말이 있어 진위를 확인하기 위한 것이지, 수사 무마 청탁을 위해 한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한 2번째 공판은 12월4일 예정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많고, 다툴 부분도 많은 탓에 정식 공판에 앞서 공판준비기일로 진행키로 했다.
한편 지난 2월 '반품 재활용 의혹'이 불거졌던 식품회사에 대한 대구지방경찰청의 수사는 조사 과정에서 제보자들이 "사실이 아니다"며 줄줄이 진술을 번복하면서 해당 식품회사로부터 '편파수사'라는 거센 반발을 낳으며 지역에 큰 파장을 낳았다.
반품 재활용 의혹을 제기한 한 매체 보도 당일에는 대구식약청과 달서구청이 합동조사반을 꾸려 현장조사를 벌였으나 문제점을 확인하지 못한 데다가 이 사건을 처음 제보받은 대구 성서경찰서의 경우 '첩보 가치 없음'으로 내사종결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대구지방경찰청의 본격 수사 배경에 대한 의문이 확산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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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대구경찰청은 지난 6월17일 해당 식품회사를 검찰에 기소했고, 식품회사 측은 수사과장 등 수사선상 경찰관 3명을 공무상 비밀누설과 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에 고소해 놓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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