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109.3원 마감…정부 구두개입에 낙폭 축소 (종합)
2018년 12월 이후 23개월만 1100원대 마감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16일 원·달러 환율이 하락해 1100원대에 진입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6.3원 내린 달러당 1109.3원에 마감했다.
환율이 종가 기준 1100원대에 진입한 것은 2018년 12월 4일(1105.3원) 이후 23개월여만이다. 이날 환율은 7.9원 내린 1107.7원에 출발한 뒤 장중 10원가량 떨어진 1105원대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가 환율 급락 상황에 대해 과도한 수준이라고 구두 개입하면서 낙폭을 일부 되돌리는 모습을 보였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최근 환율 변동이 과도한 수준"이라며 "인위적인 변동 확대 유도 움직임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화 가치가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크게 3가지다. 첫 번째 이유는 미국 달러화 가치 약세다. 코로나19 충격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이 달러화를 풀면서 달러가 약세를 보였고,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당선됨에 따라 이런 분위기를 더 키우고 있다. 대규모 경기 부양책이 나올 것이란 기대감이 달러 가치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의 경기 회복과 미·중 무역갈등이 누그러질 것이란 전망에 중국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는 것도 또다른 이유다. 최근 원화는 위안화와 동조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경제의 중국 의존도가 커지면서 외환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과 중국을 일종의 경제 공동체로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수급 측면에서 봤을 때 한국이 계속해서 무역흑자를 내고 있고, 외국인들의 위험자산 선호 현상에 주식 순매수가 이어지고 있다는 점도 원·달러 환율을 하락시키는 요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9월 우리나라의 경상수지는 102억1000만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5월 흑자(22억9000만 달러) 전환에 성공한 이후 다섯달째 흑자를 이어갔다. 2018년 9월 112억4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한 이후 2년만에 최대 흑자를 기록한 것이기도 하다. 무역흑자에 달러화 공급이 늘면서 환율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체결로 인한 기대감 역시 마지막 요인과 연관이 있다. RCEP 체결로 인해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과 한국의 경제협력이 더 고도화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에 수출이 늘고, 이로 인해 원화가치가 강세를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정부는 미·중 무역 분쟁과 코로나19 등 수출 활력이 떨어진 상황에서 우리 수출 감소폭을 낮추고 수입 증가를 억제해 국내총생산(GDP) 개선에 도움을 주고, 글로벌밸류체인(GVC) 재편 효과까지 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RCEP와 같은 새로운 경제 공동체에서 달러 비중이 축소된다면 달러의 레벨이 한 단계 더 다운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 또한 달러약세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한편 시장에서는 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지나치게 가파른 만큼 정부의 시장개입 조치가 어느정도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동안 몇 차례 구두개입을 통해 환율 하락세를 진정시키려 했지만 잘 먹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거시경제 펀더멘털 자체가 환율 하락요인이 우세한데, 외환시장에선 투기세력이 숏베팅을 통해 원화강세 쪽으로 들어오는 영향이 있어 쏠림 심리도 무시할 수 없다"며 "정부만이 이런 심리 부분을 안정시키고 제동을 걸 수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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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애널리스트는 이어 "올해에만 환율이 1300원에서 1050원까지 크게 떨어진 상황으로 원·달러 환율 하락사이클이 단 몇개월만에 움직였다"며 "수출업체들에겐 상당히 부담이 되고, 결국 이런 부분은 경기회복에도 문제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정부가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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