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접견실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 추천위원 위촉식에서 이헌 변호사(오른쪽)가 박병석 국회의장으로부터 위촉장을 수여받은 뒤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접견실에서 열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장 후보 추천위원 위촉식에서 이헌 변호사(오른쪽)가 박병석 국회의장으로부터 위촉장을 수여받은 뒤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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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석진 기자] 야당의 추천을 받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장 후보자 추천위원인 이헌 변호사가 지난 13일 열린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회(추천위) 2차 회의에서 추천위 위원장인 조재연 법원행정처장과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장이 신속한 후보 압축을 밀어붙여 야당 측 추천위원들과 격론이 벌어졌다고 밝혔다.


또 이 변호사는 당시 추천위가 최종 후보를 결정하지 못하고 오는 18일 3차 회의를 갖게 된 것은 제출된 자료에 대한 검토만으로는 후보 검증에 부족하다는 신중론에 기초한 야당 측 추천위원의 판단에 따른 것이며 ‘고의적인 지연술’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16일 이 변호사는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를 통해 “지난 13일 공수처장후보추천위 2차 회의는 신속론과 신중론의 격론이 있었고, 심사대상자의 적격과 추천 여부 심사를 위해 서면을 통한 심사대상자의 설명과 관계자료를 받기로 해 18일 3차 회의로 속행됐던 것”이라며 “고의적인 지연술이라고 볼 여지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그런데 신속론에 앞장선 측은 법무부 장관을 포함한 여당 측 추천위원들이 아니라 법원행정처장과 변협회장이었다”며 “그들은 대법관추천위원회 사례를 들어 당일 후보를 압축해야 한다는 강력한 입장으로 야당 측 추천위원들과 격론을 벌였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 변호사는 “그러나 전날과 당일 받은 자료에 대한 검토만으로는 공수처장후보의 추천 여부를 결정할 수 없고, 추천위가 대법원장의 대법관 제청과 유사한 지위에 있다는 야당 추천위원들의 논리에 따라 다음 회의 일정을 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야당 추천위원들은 국민들이 우려하거나 기대하는 공수처장후보 추천에 있어 졸속과 밀실, 깜깜이 심사를 단호히 거부한다는 취지의 신중론”이라며 “오늘 국회 실무지원단을 통해 심사대상자들에 대한 급여 등 수입자료와 사건수임내역, 언론보도 내용 등에 대한 추가 서면 질의 및 요청 사항을 보냈다”고 덧붙였다.


지난 13일 국회 특별위원회 회의실에서 열린 추천위 2차 회의는 오전 10시에 시작돼 오후 6시40분까지 진행됐지만, 결국 최종 후보 2명을 압축하지 못하고 종료됐다.


당시 추천위는 일부 후보자의 부적격성을 논의했지만, 일단 10명의 후보 중 1명도 배제하지 않은 상태에서 추가 후보를 추천받지 않고 3차 회의에서 계속 논의하기로 결정했다.


공수처법에 따르면 추천위가 2명의 후보를 추천하면 대통령이 그 중 1명을 지명한 뒤 인사청문회를 거쳐 공수처장으로 임명하게 된다.


검증 대상인 10명의 후보자는 전현정(법무장관 추천), 최운식(법원행정처장 추천), 김진욱·이건리·한명관(대한변협회장 추천), 권동주·전종민(여당 추천위원 추천), 강찬우·김경수·석동현(야당 추천위원 추천) 변호사 등 모두 10명이다.


최종 후보 결정을 위해서는 7명의 위원 중 6명의 찬성이 있어야 하는 만큼, 야당 측 추천위원 2명이 비토하면 최종 후보 결정이 어려운 상황이다.


때문에 여야가 각 추천한 추천위원들이나 법무부 장관이 추천한 후보보다는, 변협회장이나 법원행정처장이 추천한 후보가 최종 2인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상황이다.


특히 이날 이 변호사가 추천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재연 법원행정처장과 이찬희 대한변협회장이 앞장서서 정부나 여당의 입장이라 할 수 있는 ‘신속론’을 펼쳤다고 밝힌 대목이 주목된다.


추천위에는 여야가 각 2명씩의 추천위원을 추천해 추천위에 참석하고 있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 역시 여당 측으로 분류된 반면, 그동안 조 처장과 이 협회장은 상대적으로 중립적 위치에 있다고 평가돼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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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 변호사의 말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이 임명한 김명수 대법원장 체재에서 법원행정처장을 맡은 조 처장이나 이 협회장 역시 야당보다는 여당 측 추천위원들과 입장을 같이 하는 것으로 보여 사실상 야당 추천위원들은 5대 2의 수적 열세에 따른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야당이 반대하는 후보를 걸러내야 되는 상황이다.


최석진 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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