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랠리에 곱버스 투자자 ‘끙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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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구은모 기자] 최근 코스피가 상승 랠리를 펼치면서 코스피200 선물 지수의 하루 등락률을 역방향으로 두 배 추종하는 일명 '곱버스' 상장지수펀드(ETF)의 가격이 일제히 최저가를 기록했다. 인버스 종목의 가격이 연일 하락하면서 이들 종목을 대거 사들인 개인 투자자들의 고민도 커져가고 있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3일 KODEX 200선물인버스2X 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04%(75원) 내린 3595원에 장을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2016년 9월22일 상장 이후 가장 낮은 가격이다. 최근 코스피가 연일 연고점을 경신하며 상승세를 보이면서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이달에만 18.5% 하락했다. 코스피는 이날 장중 2500선을 넘어서며 2018년 1월29일 기록한 역대 최고치인 2607.10포인트에 한 발 더 다가섰다.

다른 곱버스 종목들도 일제히 신저가를 기록하며 하락했다. 이달 들어 10거래일간 TIGER 200선물인버스2X (-18.4%)와 KBSTAR 200선물인버스2X (-18.3%), KOSEF 200선물인버스2X (-18.3%) 등이 20% 가까이 내렸고, 곱버스가 아닌 일반 인버스 종목도 크게 내렸다. KOSEF 200선물인버스 (-9.9%)가 10% 가까이 하락했고, KBSTAR 200선물인버스 (-9.8%), TIGER 인버스 (-9.5%), ACE 인버스 (-9.3%) 등도 하락했다.

최근 글로벌 증시는 미국 대선의 불확실성이 제거된 데 따른 안도감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당선으로 강력한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가 확대되며 상승했다. 여기에 미국 제약회사인 화이자가 독일 바이오엔테크와 개발 중인 코로나19 백신의 효과가 90% 이상이라는 중간 결과 발표 소식이 글로벌 증시의 추가 상승을 이끌었고, 신흥국 투자심리 개선에도 영향을 미치며 국내 증시 상승으로 이어졌다.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되면서 외국인과 기관 투자자들이 코스피 하락에 배팅하는 인버스 ETF 종목의 물량을 쏟아낸 가운데 개인 투자자들은 이 물량을 고스란히 받아냈다. 코스피가 역대 최고점을 향해 랠리를 이어가고 있는 만큼 조정을 예상하고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개인이 이달 들어 코스피시장에서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KODEX 200선물인버스2X로, 순매수 규모는 5745억원에 달했다. KODEX 인버스와 TIGER 200선물인버스2X도 각각 993억원, 158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최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도 다시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코스피가 랠리를 지속할 수 있을지 여부는 결국 백신 개발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백신 개발이 코로나19와 관련된 우려를 상쇄시키고, 경제 활동 정상화에 대한 기대를 높일 것이기 때문이다.

박옥희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백신 개발이 주식시장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것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긴급사용신청을 하는 시기일 것"이라며 "현재 주요 제약업체들의 개발 진행 상황을 감안했을 때 이 시점은 빠르면 12월 초중순 정도로 예상돼 예상대로 정부의 승인이 이뤄지면 연말 랠리를 견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