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년회 없는 송년…코로나 확산 속 조용한 연말
계획자체를 아예 안잡거나
잡더라도 가족·소규모 행사
"연말엔 과음으로 힘들었는데
사내문화 선진화 기여 측면"
[아시아경제 이정윤 기자, 이준형 인턴기자] "'연말연시는 가족과 함께'라는 구호가 올해는 제대로 지켜질 것 같네요."
서울 용산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송유진(34)씨는 올해 대학 동창들과의 송년회에 가지 않기로 했다. 그래도 모여야 한다는 일부 동창들이 연락을 해왔지만 "올해는 집에서 조용히 보낼 계획"이라며 거절했다. 그는 "연말이 다가오면서 '얼굴 한 번 보자'는 연락이 늘고 있는데, 물론 지인과 만나 회포도 풀고 싶지만 코로나 걱정 때문에 응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년회 없는 연말 분위기는 직장가에서 뚜렷하게 나타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 후 회식이나 단체 행사가 거의 사라졌는데, 단지 연말이 다가온다는 이유에서 '예전으로 복귀하자'는 움직임은 거의 감지되지 않는다. 직장인 15명에게 사내 송년회 계획이 있냐고 묻자 절반이 넘는 8명이 '현재까지 예정된 행사는 없다'고 답했다. 주한외국기업연합회(KOFA)가 지난달 50곳의 주한외국기업 지사장 및 인사 담당 임원들을 대상으로 올해 송년회 개최 여부를 물은 결과, 절반은 계획이 없는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직장인 김모(31)씨는 "아직 사내에선 송년회 약속을 잡자는 이야기조차 나오지 않는다"면서 "연말이 되면 과음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는데 코로나19가 사내문화 선진화에 기여한 측면도 있는 것 같다"고 했다.
굳이 오프라인 송년회를 해야 한다면 최소한 번화가는 피할 것이라는 사람들도 많다. 대학생 이용재(25)씨는 "보통 약속 잡기 쉬운 강남이나 홍대 등에서 모였는데, 올해는 다른 곳을 알아보고 있다"고 했다. 이성훈(29)씨도 "지인 몇 명만 집에 모여 조촐하게 한 해를 마무리할 생각"이라고 했다.
꼭 봐야 할 주요 뉴스
100조 날리게 생겼는데…"삼성 파업은 역대급 특수...
전문가들은 밀접접촉이 나타날 수 있어 송년 모임을 가급적 삼갈 것을 당부한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직장 동료나 친구처럼 가족에 준하는 사람들 간 밀접접촉으로 코로나19에 감염되는 경우가 많은 상황"이라며 "모임을 가져야한다면 대화 중 마스크 착용, 테이블 당 거리두기 등 방역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건조하고 기온이 낮은 환경에서 바이러스 생존력이 높아지는 것도 연말 모임을 피해야 하는 이유다. 최원석 고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겨울철에는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많고 난방기도 가동하기 때문에 바이러스 전파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고 말했다.
이준형 인턴기자 gils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