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범죄수익은닉 혐의 수사 중
한국은 징역 5년, 미국은 최대 20년
미국 송환 다시 이뤄지기 어려워
성착취물 양형 기준 강화되지만
"한국 법이 지켜준 범죄자" 비판 면키 어려워

지난 7월 구치소에서 나오는 '웰컴투비디오' 운영자 손정우.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지난 7월 구치소에서 나오는 '웰컴투비디오' 운영자 손정우.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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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세계 최대의 아동·청소년 성착취물 다크웹 사이트 '웰컴투비디오(W2V)'를 운영했던 손정우(25)가 세 번째 구속 갈림길에 놓였다. 그러나 미국 송환을 피한 뒤 이뤄지는 처벌에 대해 여론은 싸늘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7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 사이버수사과는 지난 4일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손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손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9일 오전 10시30분 서울중앙지법 원정숙 영장전담부장판사 심리로 열릴 예정이다.

손씨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될 경우 웰컴투비디오 사건 이후 3번째 구속이 이뤄지게 된다. 손씨는 2018년 국제공조 수사로 경찰에 첫 체포된 뒤 사전구속영장이 발부돼 구치소 생활을 했다. 이후 1심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고 풀려났다가 2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아 법정구속됐다.


그러나 이번 수사 자체가 손씨의 미국 송환을 막기 위해 손씨의 부친이 올해 5월 검찰에 아들을 고소하면서 비롯된 점을 고려하면 손씨가 설령 3번째 구속된다고 해서 여론이 바뀌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고소 당시 손씨 부친은 검찰이 과거 손씨를 음란물 제작·배포 등 혐의로 수사할 때 범죄수익은닉 관련 수사를 하고 기소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손씨에 대해 미국 송환이 재차 이뤄지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미 성착취물 유포 등 주요 범죄행위에 대해서는 국내법이 적용돼 형을 마친 상태다. 범죄수익 자금세탁 혐의만 남아 있었는데, 이 마저도 국내에서 처벌된다면 미국에서 다시 책임을 묻기는 불가능하다.


문제는 우리나라와 미국의 처벌 기준이 크게 차이난다는 부분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범죄수익 등을 은닉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반면 미국에서는 자금세탁으로 최대 징역 20년에 처해질 수 있다.


국민 법감정과 맞지 않는 손씨에 대한 약한 처벌은 결국 사회적 공분을 자아냈다. 대법원 양형위원회는 9월 아동·청소년 성착취물을 여러 차례 상습적으로 제작한 경우 최대 징역 29년3개월을 선고할 수 있는 양형 기준을 마련했다. 이번 웰컴투비디오 사건과 텔레그램 'n번방' 사건으로 들끓은 여론을 반영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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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미 형기를 마친 손씨에게는 소급 적용될 수 없다. 이번에 손씨가 구속된다고 해서, 추후 기소돼 재판이 이뤄져 법정 최고형을 선고받는다 해도 여론의 질타는 쉽사리 가라앉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웰컴투비디오에서 적발된 아동 포르노는 용량만 약 8테라바이트(TB), 영상 개수로는 25만개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송환을 피한 손씨가 결국 우리 법의 '수혜자'가 되는 것을 막기는 어렵게 됐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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