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들 뭘 몰라" vs "추모 불편해" 박정희 분향소, 엇갈린 시각(종합)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41주기 분향소 시민들 이견
추모객 "경제 일으켜…공과 중 공 더 많아"
20·30대 "추모를 왜 광장에서 독재자로 기억" 불만
[아시아경제 한승곤·허미담·강주희·김영은 기자] "박정희 대통령은 독재자가 아닙니다.", "청년들이 뭘 모르고 있어요."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41주기 추모 분향소를 두고 시민들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일부 시민들은 "안타깝게 돌아가셨다", "눈물 난다" 등 애도의 뜻을 밝힌 반면 청년들은 "도대체 독재자를 왜 추모하냐"며 비판적인 태도를 보였다.
23일 오전 12시30분께 우리공화당은 서울 광화문 세종대왕 뒷편 공간에 천막 2개동을 설치했다. 분향소 운영시간은 24일 오전 10시부터 26일 오후 6시까지로 박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시민들이 이곳을 찾은 바 있다.
우리공화당은 "저들이 자유우파 대한민국 건국 이승만 대통령, 부국강병 박정희 대통령, 자유통일 박근혜 대통령을 버리더라도, 굳건하고 강력하게 그 분들을 기리는 것이 바로 우리공화당의 가치다"라며 박 전 대통령 추모 배경을 밝혔다.
시민들 의견은 둘로 나뉜다. 박 전 대통령 공을 평가해야 한다는 견해와 독재자라는 비판이 함께 하고 있다. 전날(26일) 분향소 인근에서 만난 시민들은 애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기도 수원에서 광화문 광장에 왔다고 밝힌 김 모(75) 씨는 "우리나라 국민이 다 존경하는 박정희 대통령 분향소 마련은 당연히 해야 한다"며 "어렸을 때 굶어 죽는 사람이 많았는데 지금은 그렇게 사는 사람들이 없다. 박 대통령이 그 정도 기반을 닦아놨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사람들이 그 시절을 잊어버리면 안 된다"고 호소했다.
26일 오후 1시 서울 종로 광화문광장 세종대왕 뒤편에 박정희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박 전 대통령 41주기 분향소를 만들어, 추모하고 있다. 사진=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원본보기 아이콘분향소 인근에 있는 경찰에 대한 불만도 쏟아졌다. 김 씨는 "(경찰로 인해) 분위기가 너무 삭막해서 어색하다. 그래도 우리 전 대통령 추모 분향소인데 경찰들이 다 둘러싸고 감시하니까 심리적으로 압박될 수밖에 없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앞서도 게이트를 설치해 강제적으로 멀쩡한 사람들 검사받도록 강압적으로 저지하고 엄청난 신경전을 벌였는데 지금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부러 시간 내서 찾아왔다가 분향소 다녀오는 건데 분향소에서 추모를 진심으로 할 분위기가 안 되더라. 박정희 대통령 때문에 지금까지 사는 거다"라고 강조했다.
67세 여성 박 모 씨 역시 같은 태도를 보였다. 그는 "41주기 추모 분향소가 설치된 이후 매일 온다"면서 "우리가 알아서 스스로 좋아하는 대통령, 특히 대통령 업적이 크니까 먼 데서도 차를 타고 와서 추모하는 건데 왜 그렇게 (주변에서) 불만이 많은지 모르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반면 광화문 광장에 분향소를 설치, 박 전 대통령을 추모하는 것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고 밝힌 시민들도 있다. 직장인 박 모(27) 씨는 "경찰이 이렇게 많이 모였는데 인력 낭비라는 생각이 든다"며 "박 대통령이 경제발전 등 공은 있겠지만 독재자이고 저렇게 추모를 해야 할만한 인물인가"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시민 유 모(24) 씨는 "왜 독재자 추모를 광화문 한복판에서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시국도 시국이니만큼 추모 같은 건 자제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40대 회사원 이 모 씨 역시 "광장이라는 의미는 모두가 사용하는 것 아닌가"라면서 "정치적으로 논란이 많은 인물이 박정희인데, 저렇게 대놓고 추모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이어 "박정희 딸은 아예 탄핵을 당했는데, (분향소) 보기에 좀 불편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런가 하면 별로 대수롭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다. 고모(30) 씨는 "모든 것에는 양면이 있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고, (박정희는) 우리나라 발전에 기여한 사람이기도 하니까 이렇게 시위나 추모식 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박 전 대통령 추모에 대한 시민들의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6일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에서 열린 추도식에 참석했다가 봉변을 당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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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추도식에는 김 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 정양석 사무총장 등 국민의힘 지도부가 참석했다. 추도식이 끝난 뒤 김 위원장이 퇴장하자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자, 보수 유튜버들이 김 위원장을 따라오며 "빨갱이가 왜 왔느냐?", "보수를 망치지 말라" 등 고성이 오갔다. 김 위원장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행사장을 떠났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강주희 인턴기자 kjh818@asiae.co.kr
김영은 인턴기자 youngeun92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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