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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미원조 논란, 中아이돌 활동 제재로 이어질까 [김가연의 시선 비틀기]

최종수정 2020.10.27 13:01 기사입력 2020.10.27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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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아이돌, 중국 웨이보에 항미원조 기념글 올려 논란
"빅토리아·레이 활동 막아달라" 靑 청원도
전문가 "중국 출신 아이돌, 중국 대중과 다른 목소리 내기 힘들어"

중국 출신 아이돌 엑소 레이가 자신의 웨이보에 게시한 항미원조 70주년 기념 게시글/사진=레이 웨이보 캡처

중국 출신 아이돌 엑소 레이가 자신의 웨이보에 게시한 항미원조 70주년 기념 게시글/사진=레이 웨이보 캡처



[아시아경제 김가연 기자] 한국에서 활동하는 중국 국적의 아이돌 가수들이 '항미원조'(抗美援朝) 70주년 기념글을 SNS에 올려 논란이 확산하고 있다.


항미원조는 중국에서 6·25전쟁을 칭하는 말이다. '6·25 전쟁은 한국과 미국의 침략 전쟁이며 중공군이 북한을 도와 미국의 침략을 막아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같은 발언이 역사 왜곡이라는 비판 여론이 거세지면서, 관련 글을 올린 연예인들의 국내 활동을 제한해달라는 요구도 이어지고 있다.


중국 출신의 일부 아이돌 가수들은 지난 23일 자신의 중국 SNS인 웨이보를 통해 항미원조 70주년을 기리는 글을 게재했다.


그룹 엑소 멤버 레이는 이날 자신의 웨이보에 "영웅은 영원히 잊히지 않는다"는 내용의 글을 적고 '지원군(중공군)의 항미원조 출국 작전 70주년 기념'이라는 해시태그를 덧붙였다. 또 중국 CCTV 방송이 게시한 "항미원조 작전 70주년 위대한 승리를 기억하자"는 내용의 글을 공유하기도 했다.

같은 날 그룹 에프엑스 멤버 빅토리아 또한 자신의 웨이보에 올린 글에서 "역사를 기억하고 평화를 귀하게 여기며 영웅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밝히면서 '지원군(중공군)의 항미원조 출국 작전 70주년 기념' 해시태그를 달았다. 이밖에도 그룹 프리스틴 주결경을 비롯해 우주소녀 성소·미기·선의 또한 이같은 내용의 게시글을 올렸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 23일 열린 70주년 기념식에서 6·25전쟁을 '제국주의 침략'이라고 규정하며 "침략자(미국)를 때려눕혀 '신중국'의 대국 지위를 세계에 보여줬다"고 발언한 바 있다.


이렇다 보니 시민들 사이에서는 '중국의 역사 왜곡'이라며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항미원조를 기념하는 글을 게시한 연예인들의 국내 방송 활동 제한을 촉구하는 여론도 확산하고 있다.


앞서 방탄소년단(BTS)이 한미관계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밴 플리트상'을 수상한 뒤 "올해는 한국전쟁 70주년으로 우리는 양국이 함께 겪었던 고난의 역사와 많은 남성과 여성의 희생을 기억해야 한다"고 말한 것을 두고 중국 누리꾼들이 비난을 쏟아낸 만큼 국내에서도 역사 왜곡을 심각한 문제로 받아들이고 적절한 조치를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지난 2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중국의 한국전쟁 역사왜곡에 동조하는 중국인 연예인들의 한국 활동 제재를 요청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지난 2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중국의 한국전쟁 역사왜곡에 동조하는 중국인 연예인들의 한국 활동 제재를 요청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글/사진=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캡처



지난 2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중국의 한국전쟁 역사 왜곡에 동조하는 중국인 연예인들의 한국 활동 제재를 요청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 글이 게시되기도 했다. 해당 청원은 사전 검토를 거친 뒤 26일 공개된 상태다. 27일 오전 11시께를 기준으로 1만8800여 명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인은 "북한과 손을 잡고 남한을 공격했던 일을 모른 척하고 본인들이 남한을 공격했던 이유를 '미국의 제국주의에서 한국을 구하기 위해'라고 뻔뻔하게 우기고 있다"며 "한국에서 데뷔하여 세계적으로 인지도를 쌓은 중국인 연예인들이 SNS를 통해 선동에 힘을 싣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국 엔터테인먼트사 소속으로 돈과 명예를 얻은 그들이 역사 왜곡에 동조한 뒤 뻔뻔하게 한국 활동을 할 수 없도록, 퇴출이 힘들다면 한국 활동에 제재를 걸어달라"며 "역사 왜곡에 동조한 후에도 활동을 이어가는 걸 보고싶지 않다"고 촉구했다.


전문가는 국내 대중들이 지속적으로 중국의 역사 왜곡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대근 한국외대 글로벌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27일 YTN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서 "중국 출신 스타의 경우에는 한국을 기반으로 활동은 하지만 결국 중국으로 돌아가 중국 대중에게 평가를 받아야 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중국의 대중들, 중국의 네티즌들과 다른 목소리를 내기는 굉장히 어렵지 않을까, 그렇게 보인다"고 분석했다.


임 교수는 "개인의 판단이라는 것은 분명해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어떤 국가적인 교육 시스템이 다양한 방식으로 작동했다고 볼 수 있다. 그만큼 중국의 민족주의 교육, 혹은 애국주의 교육이 아주 강력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면서도 "한국의 대중들 입장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서 또 우리의 목소리를 분명히 내고 또 잘못된 부분에 대해서 정정을 요구할 필요는 있다"고 했다.


이어 "(항미원조는) 북한이 남침을 했다는 것에 대해서는 함구하면서 나중에 미국하고 유엔이 참전하는 것을 침략했다고 규정하는 것"이라며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나 미국과 무역갈등, 시 주석의 권력 강화 등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내부 문제를 해결하려 애국주의 선전 운동을 동원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가연 기자 katekim22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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