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r_progress

아시아경제 최신 기획이슈

"실생활 도움" vs "세금낭비" 서울시 공공와이파이 '까치온' 논란

최종수정 2020.10.27 12:57 기사입력 2020.10.27 12:57

댓글쓰기

서울시, 내달부터 '까치온' 시범사업 서비스 시작
통신비 부담이 디지털 소외로 이어지지 않게 보장지원
과기부 "지자체가 자가망 와이파이 제공은 불법"
행정처분·고발 조치 이어질수도

서울시는 다음달부터 25개 자치구 중 5곳에서 공공와이파이 '까치온'을 시범 서비스한다고 26일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시는 다음달부터 25개 자치구 중 5곳에서 공공와이파이 '까치온'을 시범 서비스한다고 26일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김수완 기자] 서울시가 다음 달부터 서울시민이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공공 와이파이 '까치온' 시범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히면서 이를 둘러싼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실생활에 도움이 된다는 반응과 관리·감독 부족으로 서비스 부실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특히 사업의 적법성을 두고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서울시간 이견이 발생하면서 논란은 더욱 심화하고 있는 모양새다.


서울시는 26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내달 1일 성동과 구로, 내달 중순부터는 은평·강서·도봉구 등지에서 순차적으로 무료 공공와이파이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사회 전반에 온라인·비대면 서비스가 일상화되면서 급증하는 데이터 수요를 맞추고, 통신비 부담이 '디지털 소외'와 '디지털 격차'로 이어지지 않도록 누구나 보편적으로 누리는 통신기본권을 보장하겠다는 게 시의 목표다.


까치온은 서울시가 작년 9월부터 추진하는 공공와이파이 사업인 '에스넷'(S-Nnet)사업의 일환으로, 서울 내 공공지역에서 서울시가 운영하는 자가망을 통해 무료로 와이파이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2022년까지 1,027억 원을 투입해 서울시 전역에 와이파이망을 구축하겠다는 게 골자다.


까치온이 시행되면 공원, 산책로, 전통시장, 주요 도로 등 공공생활권 전역에서 와이파이 기능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특히 시는 공공와이파이 통합관리센터를 구축해 관리체계를 일원화하고 통합품질관리에 나설 예정이다.

이같은 시의 공공와이파이 서비스 추진은 통신사에 서비스를 맡길 경우 내야 하는 회선 이용료를 절감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실제 회선 이용료는 연간 수십억 원 정도로 알려졌다.


그런가 하면 이를 두고 시민들 사이에서는 환영한다는 반응과 세금 낭비라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서울시에 거주 중이라고 밝힌 직장인 A(27) 씨는 "좋은 방안 같다. 이제 공공장소나 관광명소 등에서 편하게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겠다"며 "데이터를 다 썼을 때 버스나 지하철 앱을 급하게 봐야 할 경우 난감했는데 공공와이파이가 도입된다면 실생활에 도움이 될 것 같다"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서울시는 다음달부터 25개 자치구 중 5곳에서 공공와이파이 '까치온'을 시범 서비스한다고 26일 밝혔다. 11월 1일 성동·구로구를 시작으로 중순부터 은평·강서·도봉구에서 차례로 들어간다. 사진=연합뉴스

서울시는 다음달부터 25개 자치구 중 5곳에서 공공와이파이 '까치온'을 시범 서비스한다고 26일 밝혔다. 11월 1일 성동·구로구를 시작으로 중순부터 은평·강서·도봉구에서 차례로 들어간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이미 서울에 광범위한 통신망이 구축돼 있음에도 서울시가 또다시 자가망을 구축하는 것은 혈세 낭비라는 비판도 나온다. 서비스 부실화로 인해 각종 보안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직장인 B(35) 씨는 "지금도 대중교통에 공공와이파이가 설치돼 있는데 굳이 확대하는 이유를 잘 모르겠다. 또 현재 운영되고 있는 지하철, 버스 와이파이 문제나 해결해줬으면 좋겠다. 접속이 안 되거나 끊김 현상 등 문제가 많다"며 "또 이번 방안은 관리나 점검 등을 모두 서울시에서 한다고 하는데 현실적으로 불가능할 것 같다. 서비스 품질이 떨어져 시민들이 이용하지 않을 수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와이파이 확대는 세금 낭비라고 본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시의 시범 사업 강행에 과기정통부는 즉각 반발, 법적 대응을 예고하면서 논란은 더욱 심화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전기통신사업법 제7조를 근거로 '지자체가 통신사업 경영을 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행법을 위반하는 데다 중복 투자가 우려돼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과기정통부는 위법이 확인되는 즉시 이용을 정지시키고 10억 원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개선되지 않을 경우 서정협 현 서울시장 권한대행과 스마트도시정책관, 정보통신보안담당관 등 실무 책임자들을 형사(검찰) 고발할 예정이다.


이같은 과기정통부의 대응에 시는 까치온 사업이 영리 목적의 사업경영이 아니므로 현행법 위반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요금부과 없는 비영리 공공서비스이며,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타인통신 매개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공공와이파이를 둘러싼 갈등은 정치권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지난 7일 열린 과기정통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조승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공공와이파이 사업은 고속도로(이동통신사망)와 국도(공공 와이파이)가 있듯 기존 망과 균형을 잡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정부가 추진하는 것과 지자체가 추진하는 것에 협력이 필요하다. 서울시와 갈등을 풀어달라"고 했다.


반면 정희용 국민의힘 의원은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소지가 있고, 국가적으로 중복 자원 낭비 문제가 있는 데다, 체계적인 기간망 관리에 혼란을 줄 수 있다"며 서울시 공공와이파이 서비스 추진에 대한 반대 견해를 밝혔다.


한편 공공와이파이 서비스에 대한 논란이 지속하자 서울시는 관련 입장을 밝혔다.


이원목 서울시 스마트도시정책관은 26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서울의 도시경쟁력을 획기적으로 높이고 시민들의 통신기본권을 선제적으로 보장하기 위해 추진하는 것"이라고 해당 서비스를 시행하게 된 배경을 밝혔다.


중복 투자 논란에 대해서는 "중복 투자가 우려되면 통신사 하나만 있으면 되는데 통신사가 3개나 있다"며 "여러 상황에 대한 보완적 기능을 하는 것이고, 서울시는 와이파이만 하겠다는 게 아니라 디지털 사회의 복합 행정 길로 가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까치온 사업은) 정부에서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 뉴딜 사업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며 "공공와이파이 구축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국회와 정부 부처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청한다"고 했다.




김수완 기자 suwan@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간격처리를 위한 cla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