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외노조 처분 위법" 전교조 합법화 길 열려
교육현장 이념·정치투쟁 우려도

권정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위원장과 조합원들이 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법외노조 통보 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 선고를 마치고 법정을 나와 만세를 외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권정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위원장과 조합원들이 3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열린 법외노조 통보 처분 취소 소송 상고심 선고를 마치고 법정을 나와 만세를 외치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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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박근혜 정부 시절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법외(法外)노조'를 통보한 고용노동부 처분이 위법이라는 대법원 최종 판단이 나왔다. 이로써 전교조는 7년 만에 합법 노조 지위를 회복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전교조가 학생들에게 이념 등을 주입을 다시 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어 이를 둘러싼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번 재판 쟁점은 전교조 법외노조 통보 근거인 교원노조법 시행령 제9조 제1항 중 노동조합법 시행령 제9조 제2항이 헌법을 위반했는지 여부였다.

해당 시행령은 '교원이 아닌 자의 가입을 허용하는 경우 노동조합으로 보지 않음을 통보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는 법외노조 통보는 법적 근거가 있는 정당한 집행명령이라고 봤다.


반면 전교조는 법률에 따라 인정된 합법노조 권리를 행정부가 임의로 만들 수 있는 시행령으로 제한한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대법원은 "사실상 노조해산이나 다름없는 법외노조 통보를 법률이 아닌 시행령으로 정한 것은 노동3권을 본질적으로 제한하는 위헌"이라고 판단했다.


"다시 참교육" vs "이념 주입 우려" 전교조 합법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원본보기 아이콘


문제는 법리 논쟁이 아닌 교육현장에서 전교조가 이념·정치투쟁을 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다. 1989년 참교육을 표방하고 출범한 전교조는 일부에서 순수한 교원 노조와 거리가 멀어졌다는 비판을 받았다.


2005년 전교조 교사가 중학생 제자들에게 빨치산 교육을 한 사건이 대표적이다. 전북의 중학교 교사로 재직하던 김 씨는 2005년 5월 전북 회문산에서 열린 '남녘 통일 애국열사 추모제' 전야제에 학생 학부모와 함께 참가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으나 1, 2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이후 대법원은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유죄 취지로 사건을 전주지법에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피고인의 행위는 반국가단체의 활동에 호응 가세한다는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시한 것"이라며 "원심은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2019년 11월 인헌고 학생들이 "정치 편향 교사들 행태를 감사해달라"는 청원서를 서울시교육청에 제출한 사건도 있다.


당시 인헌고 3학년 중 일부 학생들이 '인헌고 학생수호연합' 이름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교내 마라톤 행사 전 일부 교사가 학생들에게 반일 문구가 적힌 선언문을 적으라고 했으며, 마라톤 행사 때는 '일본 경제침략 반대한다. 자민당 아베 망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도록 시켰고, 정치적 선언문을 몸에 붙이지 않은 사람은 결승선에 못 들어오게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서울시교육청은 특별장학에 나서 조사를 했고 "특정 정치(사상) 주입이나 강제, 정치편향 교육활동이라고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당시 전체 학생 441명을 대상으로 무기명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학생들은 '선언문 띠 제작'(21명)과' 마라톤 구호 제창'(97명)에 강제성이 있었다고 밝혔다. 또 이들은 교사가 '조국 뉴스는 가짜다'(29명), '너 일베냐'(28명)고 발언하는 것을 들었다고 응답했다.


시교육청은 "이번 특별장학에서 학생들의 시각에서 교사들의 일부 부적절한 발언이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도, "전후 맥락상 교사의 발언을 법적·행정적 징계 대상으로 바라볼 수 있는 성격은 아니었다"고 판단했다.


지난 2018년 1월 법외노조 철회 등을 요구하는 전교조 조합원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지난 2018년 1월 법외노조 철회 등을 요구하는 전교조 조합원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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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판결로 인해 합법 노조 지위를 회복하게 된 전교조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초등학생 두 자녀가 있다고 밝힌 40대 직장인 김 모 씨는 "상식적인 수준에서 역사 교육을 하는 것은 당연히 찬성하지만, 그 안에 교사의 견해가 들어가면 이제 막 자아 정체성을 정립하는 학생들 처지에서 당연히 영향을 받지 않나"라면서 "이런 면에서 그저 교육만 좀 충실해 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반면 다른 견해도 있다. 한 30대 회사원 박 모 씨는 "한국 사회의 복잡한 역사를 제대로 알려면 진보 보수에 대한 모두 얘기를 들어봐야 할 것 아닌가, 판단은 결국 학습을 하는 학생이 한다"면서 "또한 지금은 인터넷으로 거의 모든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념을 주입하지도 않지만, 될 수도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대법원 판결에 대해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인 만큼 대법원의 판결을 존중한다"면서도 1·2심과 반대 결과가 나온 것에 대한 의구심을 나타냈다. 교총은 "기존 헌법재판소의 결정, 법원의 1·2심 판결과 배치되는 선고라는 점에서 논란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념 주입사상 논란 등 전교조에 대한 비판적 시각에 대해서는 "그간 우리 사회와 국민 일각에서는 전교조의 정치성·편향성에 대해 비판과 우려를 제기해왔다"며 "이제 법내 노조의 길이 열린 만큼 법과 원칙을 지키는 가운데 코로나19 극복과 교육격차 해소, 학교 살리기 등 교육발전을 위에 협력해 나갈 것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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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고용부는 대법원 판결 직후 보도자료를 내고 "대법원의 판결 취지에 따라 (전교조에 대한) 노조 아님 통보 처분을 취소하는 절차를 빠른 시일 내에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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