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점 야간 취식 제한했더니 편의점·한강에서 술판
편의점 취식도 막았지만, 야외테이블은 여전히 운영
술집 점주들, 운영 시간까지 변경해가며 손님들 현혹

코로나 확산 속 꼼수 찾는 '청개구리 증후군'…거리두기 2.5단계 '흔들'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유병돈 기자] 온 국민이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적용에 따른 강화된 생활 수칙을 지키고 있지만, 일각에선 규제의 허점을 악용하는 사례도 있어 빈축을 산다. 단속이 뜸한 틈을 타 편의점에서 술을 마시거나, 영업시간 제한을 꼼수 마케팅으로 피해가는 상술 등이 그런 예다.


지난달 30일부터 수도권 지역에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2.5단계)가 실시되면서 일반음식점이나 휴게음식점을 비롯한 대부분 식당에서 야간(오후 9시~다음날 오전 5시)에 취식을 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상황이 이렇자 사람들은 편의점으로 발길을 돌렸다. 일반 편의점은 야간 취식 제한 대상 업종이 아니어서다. 방역당국이 뒤늦게 수도권 모든 편의점에 대해 시설 내부 및 야외 테이블에서의 야간 취식을 제한했으나 현장에선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

코로나 확산 속 꼼수 찾는 '청개구리 증후군'…거리두기 2.5단계 '흔들' 원본보기 아이콘

1일 밤 11시께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의 한 편의점 앞 테라스. 업주가 설치해놓은 야외테이블에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였다 자리를 뜨곤 했다. 빈 자리에는 맥주캔과 소주병들이 놔뒹굴었다. 편의점 직원은 "야외테이블에서 술을 마시면 안 된다고 공지하면 '잠깐 얘기만 하다 간다'고 하고는 1시간 넘게 술을 마시는 사람들이 있다"며 "괜히 손님과 큰 소리 나면 곤란해서 그냥 놔두는 거 외엔 딱히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한강공원도 '술 고픈' 이들의 피난처다. 같은 날 찾은 양화한강공원에는 3~4명씩 모여 돗자리를 펴고 술판을 벌이는 시민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시민 A(23)씨는 "한참 전에 잡은 약속이라 취소할 수는 없고 해서 어쩔 수 없이 왔다"며 "조금씩 거리를 두고 앉아 마스크도 웬만해서는 내리지 않으면서 조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곳곳에 걸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한 한강 안전 수칙' 현수막이 무색했다. 지난 6월 한강서 열린 자동차 동호회 모임에서는 6명의 확진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사진설명 :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가 시행 중인 2일 오후 서울 성동구의 한 주점이 영업 시간을 변경해 한낮에도 운영을 하고 있다. /이정윤 기자 leejuyoo@

사진설명 :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조치가 시행 중인 2일 오후 서울 성동구의 한 주점이 영업 시간을 변경해 한낮에도 운영을 하고 있다. /이정윤 기자 leejuyoo@

원본보기 아이콘

영업에 타격을 우려한 일부 주점 업주들도 다양한 변칙 상술을 발휘하고 있다. 서울 강남구의 한 주점은 문 여는 시간을 오후 6시에서 4시로 당겼다. 전자출입명부 등에 기록된 단골 손님들에게 이런 사실을 문자로 통지했다. 술집 영업시간을 줄여 단체 취식을 최대한 막으려는 조치의 취지를 무색케 하는 일이다. 이 주점 운영자 A씨는 "배달이나 포장 판매를 하지 않는 입장에서 살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호소했다. 재택근무자가 많다는 점을 이용해 음주시간을 저녁이 아닌 늦은 낮으로 당기자고 독려하는 상술도 여기저기 보인다.

AD

일련의 사회 현상은 정부의 방역 조치의 효과를 반감시킬 우려로 이어진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2.5단계 상향으로도 집단 감염 추세가 잡히지 않는다면 추가적인 방역 강화 정책에 대한 회의적 평가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도 "방역 수칙을 잘 지키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왜 나만 이렇게 힘들어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박탈감이 들고 억울함까지 느낄 수 있다"고 했다.


유병돈 기자 tamon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

놓칠 수 없는 이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