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검 감찰부 대거 교체에 이어 감찰부장은 사표… '육탄전' 조사 사실상 장기화 우려

검사 '육탄전' 조사 정진기 감찰부장 사표 "실체적 진실 규명해야"(종합)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배경환 기자] '검언유착 의혹' 수사 중 발생한 검사간 '육탄전'의 실체적 진실 조사는 사실상 물 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해당 사건 감찰을 맡던 서울고등검찰청 감찰부가 대거 교체된 데 이어 정진기 감찰부장마저 사표를 제출했다. 이번 인사에서 지방으로 밀려난 정 감찰부장은 떠나기 전 "어떠한 사안이라도 실체적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는 뼈 있는 말을 남겼다.


31일 법무부에 따르면 정 감찰부장은 지난주 검찰 중간간부 인사 발표 후 법무부에 사직서를 냈다.

정 감찰부장은 이날 오전 내부 통신망 이프로스에도 사직의 글을 남겼다. 정 검찰부장은 "결코 짧지 않은 검사 생활을 하면서 여러모로 인품과 역량이 부족하였기에 시행착오도 많았다"며 "여러모로 인품과 역량이 부족하였기에 시행착오도 많았고 저로 인해 상처 받으신 분들이 많다"고 털어놨다.


정 감찰부장은 "다른 사람을 나와 같이 여기면서 내가 당해서 싫은 일을 다른 사람에게도 하지 말라"는 공자의 말도 인용했다. 검찰이 각자 맡은 자리에서 직분에 충실하면서 올바른 실체 판단에 따라 법을 적용하고 다른 사람을 나와 같이 여기는 마음으로 사건 관계인을 존중하고 배려해야 신뢰 받는 검찰상이 된다는 게 정 감찰부장의 얘기다.

최근 정 감찰부장이 맡았던 내부 감찰건을 꼬집는 듯 한 발언도 내놨다. 정 감찰부장은 '모든 현상의 실상을 정확히 봐야 바른 견해가 나온다'는 옛 경전 구절을 이용하며 "검찰이 어떠한 사안이라도 치밀한 증거 수집을 통해 실체적 진실을 규명한 후 올바른 법리를 적용해 사안에 맞는 결론을 내려야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정 감찰부장은 정진웅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장의 '독직폭행' 혐의 감찰을 총괄해왔다. '검언유착 의혹' 사건 관련 압수수색 과정에서 한동훈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을 폭행한 혐의로 이 사건은 최근 정식 수사로 전환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정 부장검사의 비협조적인 태도로 감찰은 물론 수사도 제 속도를 내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감찰을 받던 정 부장검사는 이번에 광주지검 차장검사로 승진했다.


지난주 중간간부 인사에서 정 부장에 대한 감찰 조사를 진행하던 서울고검 감찰부 검사 6명 가운데 5명은 지방으로 자리를 옮겼다. 정 감찰부장이 대구고검 검사로 전보된 것 외 소속 검사들도 전주지검, 울산지검, 부산지검, 청주지검 등으로 흩어졌다. 서울고검 감찰부에 남은 건 가장 기수가 낮은 검사 1명뿐이다.


법조계에서는 새 감찰부장이 정 부장검사의 감찰건 등 관련 수사를 인수인계 받겠지만 내부 감찰건의 경우 통상 윗선의 목소리에 따라 움직이는 경우가 많아 수사가 늘어질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더욱이 서울고검 감찰부 검사의 경우 강제 수사가 가능하지만 이들은 직무대리 발령된 상태로 원 소속은 서울중앙지검이다.

AD

피의자로 전환된 정 부장검사가 차장검사로 승진한 대목을 '감찰을 진행하지 말라'는 신호로 읽어야한다는 주장도 있다. 법조계 관계자는 "피의자로 전환된 인사의 경우 통상 승진 심사 자체에서 제외하는 게 일반적이지만 정 부장검사의 경우 2년전 '상반기 우수 형사부장'으로 선정됐다는 이유만으로 승진이 결정된 만큼 사실상 감찰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해석하는 게 맞다"고 밝혔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보면 좋은 기사

새로보기

내 안의 인사이트 깨우기

취향저격 맞춤뉴스

많이 본 뉴스

당신을 위한 추천 콘텐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