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진율 높은 '알짜배기' 코로나19에 매물로
"나중에 되찾아와야"…일각선 바이백 옵션 포함 추정도

코로나19 여파로 항공업계의 피해가 커지고 있는 2일 대한항공 기내식센터 내 기내식 작업장이 한산한 분위기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코로나19 여파로 항공업계의 피해가 커지고 있는 2일 대한항공 기내식센터 내 기내식 작업장이 한산한 분위기다. /문호남 기자 munon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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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항공여행의 꽃인 '기내식ㆍ기내판매사업'이 항공업계의 급전창구가 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유례없는 경영난을 겪고 있는 대한항공이 자구안 대책의 마지막 퍼즐로 기내식 사업 매각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도 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몰렸을 당시 기내식 사업을 정리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냉각된 항공업황이 정상궤도에 오르면 항공사들이 기내식 사업부터 1순위로 찾아올 것으로 보고 있다.


2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전날 이사회를 열고 자사의 기내식기판사업부를 사모펀드 한앤컴퍼니로 9906억원에 매각하는 안(案)을 심의ㆍ의결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의 기내식기판사업과 자산 등은 한앤컴퍼니가 만드는 신설법인으로 양도된다. 대한항공은 신설법인 지분 20%를 확보, 안정적 공급망을 구축한단 계획이다.

대한항공의 기내식기판사업부는 일평균 기내식 7만1600식(食)을 생산해 30여개 글로벌 항공사에 공급한다. 지난 2017년10월엔 일일 기내식 공급량이 8만9906식을 달성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업계에선 대한항공의 시장점유율이 70~80% 수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선 단연 최대규모다. 특히 대한항공의 기내식은 전 세계적으로도 높은 품질로 인정받고 있다.


현재까지 대한항공 기내식기판사업부의 전체 영업수익(매출액)이 공개된 바는 없으나, 지난해 사업보고서상 기내식 부문 외부 매출액만 910억원에 달한다. 업계에선 대한항공이 생산하는 기내식의 절반 이상이 자사에 공급된다는 점, 기내판매사업의 매출액도 연간 2000억원 수준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할 때 기내식기판사업 부문의 전체 매출규모는 3000억~4000억원 수준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물론 이는 대한항공 전체 매출액(약 12조원) 대비론 미미한 수준이다. 그럼에도 대한항공이 기내식기판사업 매각에 섭섭한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은 대표적인 알토란 사업이어서다. 일반적으로 기내식기판사업의 마진율은 최소 10%, 최대 20~30%로 알려져 있다. 영업이익률이 5% 내외에서 횡보하는 '본업'인 항공운송사업과 현격한 차이를 보이는 셈이다.


그런만큼 기내식기판사업은 항공업계 오너 일가와도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다. 대한항공의 경우 한 때 기내식기판사업부문은 호텔사업부문과 함께 '조현아 왕국(王國)'으로 불리기도 했다. 지난해 말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 됐을 당시에도 해당 사업부문의 경영권을 요구했다는 풍설이 돌기도 했다.


아시아나항공의 기내식 부문도 박삼구 전 회장과 관련이 깊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003년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해 기내식 사업부문을 독일 루프트한자와 합작사 LSG스카이셰프코리아(루프트한자 80%, 아시아나항공 20%)를 설립했다. 금호그룹이 또 다시 유동성 위기를 맞자 박 전 회장은 다시 기내식 사업에 눈을 돌렸다. LSG 측이 우회지원을 거부하자 하이난항공과 게이트고메코리아(GGK) 설립해 기내식 사업권을 넘겼고, 이후 게이트그룹은 1600억원 규모의 금호홀딩스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인수했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기내식 공급부족 사태로 아시아나항공은 국적 대형항공사로서의 체면에 큰 손상을 입기도 했다.


국적항공사 한 관계자는 "기내식 부문의 마진율이 통상 20~30%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론) 그 이상일 수 있다는 것이 중론"이라면서 "항공사들이 위기 때마다 기내식과 관련한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대한항공이 향후 업황 정상화시 기내식기판사업 부문을 되찾아 올 수 있단 분석도 내놓는다. 정부의 자본확충 요구에 따른 불가피한 매각이었던 만큼 계약에 관련 조항이 포함돼 있을 가능성도 제기한다.


이휘영 인하공업전문대학 교수는 "케이터링(기내식) 사업은 이문이 많이 남지만 항공사 운영에 필수적인 영역은 아니다. 각 국 정부로부터 대규모 구제금융을 받은 글로벌 대형항공사들은 이 사업을 고수하고 있지만, 국내 항공사들의 경우 정부지원에 자본확충 등 과제가 부여됐던 만큼 별다른 수가 없었을 것"이라며 "향후 업황이 정상화 되면 반드시 되찾아올 사업부문"이라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양 측이 향후 바이백(Buy back) 등을 염두에 뒀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대신증권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대한항공이 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의 약 15배 내외 수준에서 매각한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항공시장 및 회사의 재무상황이 호전될 경우 재인수하는 바이백(Buy back) 옵션이 포함됐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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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기내식기판사업 매각은 현재진행형인 경영권 분쟁 와중에서도 화두가 되고 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각을 세우고 있는 한진그룹 정상화를 위한 주주연합(3자연합)의 일원인 KCGI는 앞서도 "경쟁입찰이 아닌 특정 사모펀드를 대상으로 배타적 협상권을 부여한 의도에 대해 의구심을 떨치기 어렵다"면서 "알짜 사업부에 대한 인수 우선권 제공으로 우호지분을 확보하고자 하는 것이라면 끝까지 책임을 추궁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3자연합 측 한 관계자는 "(양 측이) 다양한 금융 기법을 통해 지분확대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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