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통합당 책임' 공세 계속
광화문 집회 허가 판사도 비판
野 "방역을 보건 아닌 정치로 접근"
시민들 "정쟁 그만…힘 모아야 할 때"

지난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정부 및 여당 규탄 관련 집회에서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발언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지난 15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정부 및 여당 규탄 관련 집회에서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발언하고 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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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강주희 인턴기자] 지난 15일 광화문 집회와 사랑제일교회 신도를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 내에서는 코로나19 재확산 책임을 두고 설전을 벌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전광훈 목사를 거론하며 '야당 책임론'을 내세우는 데 이어 광화문 집회를 허가한 '법원 책임론'까지 제기하고 나섰다.

미래통합당은 정부·여당의 '방역 실패'를 거론하며 이에 맞서는 한편 야당 책임론 차단에 주력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축 해결과 방역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시점임에도 '책임 떠넘기기' 공방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비판적이다. 대체로 정쟁은 일단 멈추고 코로나19 예방에 최선을 다해달라는 촉구가 이어지고 있다.


김부겸 민주당 의원은 지난 22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열린 수도권 언택트(비대면) 합동 연설회에서 "종교의 탈을 쓴 일부 극우세력이 코로나바이러스를 퍼뜨리고 있다"며 문재인 정부를 흔들기 위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가 코로나 방역에 실패한 것으로 만들기 위해 테러나 다름없는 짓을 하고 있다. 경찰과 검찰이 당장 진원지를 찾아내 발본색원해야 한다"며 일부 종교 세력이 코로나19를 퍼트리고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민주당은 법원 책임론도 꺼내 들었다. 광화문 집회를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집회를 허용한 판사의 결정을 비난하는 여론이 거세지자, 이 판사 이름을 딴 '박형순 금지법'(집회시위법 및 행정소송법 개정안)을 발의한 것이다. 앞서 민주당은 광화문 집회를 이끈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 이름을 딴 '전광훈 금지법'을 발의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이원욱 의원이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선거에 출마한 이원욱 의원이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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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순 금지법'을 대표 발의한 이원욱 의원은 집회를 허가한 재판부를 향해 "국민들은 그들을 '판새'(판사 새X)라고 한다"며 "그런 사람들이 판사봉을 잡고 또다시 국정을 농단하고 있다. 판사의 결정권을 제한하겠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발의 배경에 대해 "광복절 집회를 허락한 박 판사를 해임하자는 국민청원이 20만 명을 넘었다. 이번 광화문 사태에서 드러났듯이 의료지식이 없는 법관이 판단하는 것이 위험을 낳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또 "바이러스 테러범을 방조한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끌어내려야 한다"고도 했다.


이에 통합당에서는 코로나19 재확산의 책임은 정부·여당에 있으며, 여당의 공세를 '정쟁'이라고 주장하며 맞서고 있다.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23일 국회에서 '코로나19 긴급대책회의'를 열고 "코로나 재확산 상황을 보면 정부 스스로 질병관리본부가 쌓아온 방역 체제를 무너뜨린 면이 다분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일부 병원은 코로나 병상을 대폭 감축했고, (정부는) 소비 쿠폰을 발행하고 종교모임을 허용하는가 하면 스포츠·관광 제재를 해제했다"며 "대통령의 '코로나가 머지않아 종식될 수 있다'는 발언을 생각해 보면 정부 스스로 안이한 코로나 방역대책을 하지 않았나"라고 비판했다.


주호영 원내대표도 "이 정부는 코로나 방역을 과학이나 보건의 관점이 아니라 정치로 접근하는 듯하다"며 "정부와 민주당은 정쟁을 일삼고 책임을 떠넘기고 국민을 분열시키는 언동을 자제하고 제대로 된 방역 원칙을 지켜서 코로나 극복을 호소하고 격려하는 언행을 해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관련 긴급대책회의에 참석,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코로나19관련 긴급대책회의에 참석,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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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세가 심각한 위기 상황 속에서 정치권 공방이 이어지자 시민들은 '지금이 서로 싸울 때냐'며 피로감 호소하고 있다.


30대 직장인 A씨는 "사흘 연속 확진자가 300명대를 기록하고 있는데 지금이 네 탓 내 탓을 할 때인가"라며 "정부 방역 지침을 따르려고 힘쓰는 시민들, 방역 최전방에서 고생하는 의료진들 모두가 노력하고 있이다. 책임 전가할 때가 아니라 협조하고 힘을 합쳐도 모자란 시기다. 정치권에서는 연일 분열 조장만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직장인 B씨도 "제발 정쟁 좀 중단해 달라"며 "코로나로 경기는 악화하고 국민들은 하루하루 살길 막막한데 뭘 위해 정쟁하는 건가. 편 가르기 그만하고 국민 건강과 안녕을 위해 제대로 된 대책을 내달라"고 촉구했다.


진중권 전 동앙대 교수도 21일 코로나19 방역 책임과 관련해 "정책적 판단의 오류를 남에게 뒤집어씌우려 하지 말라"며 "방역은 과학이어야 한다. 정치나 종교여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진 전 교수는 이어 "어느 쪽이든 방역에는 전혀 도움이 안 되는 무책임한 행동일 뿐"이라며 "국민의 건강과 생명이 달린 문제다. 문제를 꼬이게 할 게 아니라 풀어가는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3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 397명으로 집계됐다. 이날로 신규 확진자 수는 3일 연속 300명대를 기록했다. 현재까지 누적 확진자는 1만7399명이다.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세 자릿수를 기록하면서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현행 2단계에서 3단계로 격상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 브리핑에서 "만약 이번 한 주간 지금의 확산 추세가 진정되지 않는다면 방역 당국으로서 3단계로의 격상까지 검토할 수밖에 없는 매우 엄중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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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3단계 격상은 필수적인 사회적·경제적 활동을 제외한 모든 일상 활동의 정지를 의미하며, 경제활동 전체에 치명적인 영향과 모두에게 고통스러운 결과를 줄 수밖에 없다"며 "지금의 수도 권말 확산세를 확실히 잠재우기 위해서는 전 국민의 각별한 주의와 동참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강주희 인턴기자 kjh81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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