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無위약금 연기 3개월→6개월 확대 협의
핵심인 업체 보증인원 축소는 '자율'의 영역
일부 예식장 "보증인원 20% 이상 못 줄여줘"
최소보증인원 250명 가정시 100명+a 손해

1주일 후 예식인데…핵심인 '보증인원' 업계 자율에 맡겨둔 공정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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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차민영 기자] "예식장들에서는 자신들이 제시한 보증인원을 어떻게 수용할 지 구체적인 계획도 없는 채 신혼부부들에게 앵무새처럼 똑같은 답변만 내놓고 있습니다. 연기가 중요한 게 아니라 보증인원 축소가 중요한데 정부와 예식장간 '자율' 협약이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입니다."(A예식장 관련 오픈채팅방 내용 중)


지난 21일 아침 예비신부 30세 김세라(가명)씨는 기상 직후 비슷한 처지의 예비신부 40여명이 모인 오픈 카카오톡 채팅방에 접속하며 하루를 시작했다. 지난 15일 처음 인원 제한이 실내 50명, 야외 100명이라는 뉴스를 접한 뒤 눈앞이 캄캄해 같은 기간 결혼식을 올리는 예비 신부들을 찾았는데 오히려 혼란스럽기만 하다. 지난 19일 서울시와 담당 구청에서 세부지침을 내 놓았지만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 점이 문제다. 서울시는 3개월 이내 예식을 미룰 경우 예식장이 위약금을 받을 수 없게 조처하겠다고 밝혔으나, 공정거래위원회는 21일 연기 가능 기간을 6개월로 늘렸다. 하지만 예식을 미뤄도 보증인원을 줄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해 예비 신랑, 신부들 사이서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말만 나온다. 이미 한 차례 예식을 미룬 김씨는 다시 12월로 식을 미루기는 어렵다고 판단해 9월에 강행하기로 결정했지만 한숨만 나온다.

김씨는 당초 5월의 신부를 꿈꿨지만, 지난 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9월로 한 차례 결혼식을 연기했다. 최근에는 또 다시 코로나에 발목이 잡혔다.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 발표 이후 세부지침이 나오지 않은 탓에 웨딩홀과 담당 구청을 번갈아 가며 1시간 동안 전화 통화를 해야 했다. 김씨가 계약한 웨딩홀은 공문이 내려온 직후 "한상차림 등 식사가 아예 불가해 답례품으로 전부 교체 적용하기로 했다"고 했지만 담당 구청인 강남구청 직원은 "뷔페가 아닌 종업원이 갖다 주는 형태의 단품 요리는 제공할 수 있도록 정리됐다"고 했다. 결국 식사를 제공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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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씨의 경우 5월 성수기인 만큼 홀 대관료 150만원에 식대 5만원, 식장의 최소 보증인원인 250명으로 계약을 맺었다. 서울시가 하객 수를 50명으로 제한하자 예식장 측에서는 예식홀에 50명, 연회장 50명 등 총 100명의 하객을 초대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 놓았다. 예식장 직원 수를 하객수에 포함해야 한다는 예식장도 있고 포함하지 않는다는 곳도 있다. 결국 김씨는 해당 구청에 다시 전화를 걸어 문의해야 했다. 구청 직원은 한참을 기다리게 한 뒤 "홀 내 인원은 예식장 소속 직원을 제외하고 세면 된다"고 안내했다.


가장 첨예한 문제는 보증인원 축소 문제를 놓고 웨딩홀과 겪고 있는 갈등이다. 공정거래위원회와 한국예식업중앙회가 최소보증인원을 감축 조정하는데 합의했지만 권고에 불과해 소비자 분쟁까지 이어질 공산이 크다. 김씨는 보증인원 250명에 대한 식대(1인당 5만원)를 포함해 예식 비용 1400만원 중 선계약금으로 200만원도 지불했다. 웨딩홀 측은 9월의 경우 보증인원을 20% 이상 낮춰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250명 중 80%면 200명이다. 예식장 최대 수용 인원 100명을 감안했을 때 절반인 100명가량의 식대인 500만원을 울며 겨자먹기로 내야 한다. 김씨는 "자금 사정이 넉넉지 않은 신혼부부에게 500만원은 매우 큰 돈"이라며 "아예 초대도 안할 사람들의 식대까지 내야 한다는 점은 불합리해 결국 돈 쓰고 욕만 얻어 먹는 결혼이 될 것 같다"고 한숨쉬었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예식업중앙회는 공정위의 요청을 수용해 소비자가 연기 요청 시 결혼예정일로부터 최대 6개월까지 위약금 없이 연기하거나, 예정대로 진행 시 개별 회원사 사정에 따라 최소보증인원을 감축 조정할 것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예식업중앙회에 속하지 않는 비회원 예식업체에 대해서도 예식업중앙회 수용안에 준하는 방안을 시행토록 강력히 권고했다. 예식업중앙회 소속 회원사는 수도권 예식업체 200여곳 중 150여곳이다. 공정위는 향후에도 비회원 예식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간담회 등을 통해 지속적 협조를 유도하고 모범사례를 발굴·소개할 예정이다. 일부 예비 신혼부부들은 직접 예식장을 상대로 한 집단소송도 불사하겠다며 별도 비밀 채팅방을 만드는 등 준비에 돌입했다. 채팅방에 접속하려면 진짜 신혼부부라는 증거로 청첩장, 계약서류를 증거로 제시하고 본인 인증 등을 거쳐야 한다. 위기 사례 속 답례품 선정 과정과 보증인원 축소 문제, 예식장의 불성실한 대응에 대해 책임을 물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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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공정위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예식·외식·여행·항공·숙박 등 5개 업종 등에 대한 감염병 관련 위약금 면책 및 감경 기준 마련을 위해 관련 업계를 비롯한 이해관계자들과 논의 중이다. 감염병 발생으로 특별재난지역이 선포되거나 시설운영중단·폐쇄명령 등으로 계약 이행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위약금 없이 계약 취소가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또 감염병 위기경보가 심각단계이거나 실내 인원제한 등으로 계약을 이행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위약금 없이 계약내용을 변경하거나, 계약취소 시 위약금을 감경하는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예식업의 경우에는 관련 분쟁과 업계 등과의 협의 내용을 고려해 다음달 내 완료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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