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묘 길고양이 학대' 상인 불기소 송치…네티즌 "동물권 인식 낮다" 분통
동묘시장 고양이 학대 사건 '혐의없음'
동물권 단체 "모든 학대범, '의도 없었다'고 말한다"
[아시아경제 허미담 기자] 서울 종로구 동묘시장에서 벌어진 길고양이 학대 사건을 두고 경찰이 '학대는 없었다'는 결론을 내놓은 가운데 이를 비판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고양이를 목줄과 쇠막대기로 끌어낸 행위 자체가 학대라는 지적이다.
동물권 단체는 동물에게 불필요한 신체적 고통을 가했을 경우, 그 행위만으로 동물학대에 해당한다고 했다.
19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경찰은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로 내사를 진행 중이던 동묘시장 상인 A씨 등 2명에 대해 18일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하고 주변 상인들의 증언, 동물전문의의 사체 부검 등을 통해 A씨의 학대 여부를 들여다본 결과, A씨가 고양이를 학대했다고 보긴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시민들은 "고양이를 내쫓는 과정이 폭력적이었다"고 주장하며,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직장인 이모(27)씨는 "길고양이는 발로 '쿵' 소리만 내도 도망가지 않나. 그런데 이 상인은 고양이 목에 올가미를 걸어서 끌고 다녔다"라며 "말 못 하는 동물이 무슨 죄냐. 너무 과도한 조치였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또 다른 직장인 김모(28)씨 또한 "길고양이가 자신의 점포에 들어와서 불쾌감을 느낀 것은 알겠으나, 그래도 그 과정 자체가 폭력적이었다고 생각한다"며 "고양이가 사람이었다고 생각했을 때 저런 식으로 내쫓았을 건가. 아직 우리나라의 동물권에 대한 인식이 낮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네티즌들도 관련 기사 댓글을 통해 동묘시장 상인의 조치가 '과도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네티즌은 "길고양이는 사람들을 무서워해서 조그마한 소리에도 놀라서 도망간다. 꼭 줄로, 막대기로 위협을 해야 했나"라며 "위협이 아니라면 (고양이) 구강에 상처가 나고 찰과상이 생기나. 말도 안 된다. 고의성이 다분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네티즌 역시 "학대든 아니든 어쨌거나 (고양이를) 함부로 한 것은 사실"이라며 "목줄로 묶어서 바깥으로 끌어내고, 박스에 넣으려고 발로 밟았다"고 했다.
앞서 이 같은 논란은 지난 6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동묘시장에서 한 상인이 길고양이를 학대했다는 내용의 청원이 제기되면서 불거졌다.
청원인은 "임신한 고양이가 매장에 들어왔다는 이유만으로 줄에 묶여 던져지고 목이 졸렸다"라며 "이 같은 행동에서 인간성을 찾아볼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해당 고양이가 임신했다는 내용은 사실이 아니었지만, 청원은 11만7189명의 동의를 얻으면서 종료됐다.
당시 가해자로 지목된 상인은 "흥분한 고양이가 무서워 도구를 사용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동물권행동 카라는 동물보호법상 학대 행위는 의도와는 상관없이 '행위'로만 판단하게 돼 있다고 지적했다.
카라 한 관계자는 "동물보호법상 동물에게 불필요한 신체적 고통을 가하거나, 정당한 사유 없이 동물에게 상해를 입혔을 때 그 행위 자체를 동물학대로 본다"면서 "특히, 고양이에게 상해를 입혔다는 부분에 대해선 병원 진단서까지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자료를 증거로 제출했음에도 불구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동묘 상인들의) 행위는 학대 행위였다. 모든 학대범은 '의도가 없었다'고 말한다"라며 "이 사건과 관련해서 계속해서 대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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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청계천에서 구조된 해당 고양이는 인근 동물병원으로 옮겨져 찰과상과 타박상, 구강 내 출혈 등에 대해 2주간 치료를 받고 현재 건강을 회복해 서울시의 한 입양카페에서 입양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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