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株 외국인 컴백?…8월 순매수 1위 KB금융
[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외국인이 이달 들어 KB금융을 집중 매수하는 등 국내 주식시장에서 은행주에 다시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우려와 달리 2분기 호실적을 발표한 데다 연말 배당을 앞두고 은행주에 대한 비중을 점차 늘려나가는 것으로 풀이된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KB금융이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지난 14일까지 KB금융의 주식을 총 1292억원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이달 쇼핑 목록에 가장 많이 담은 것으로, LG전자(1215억원)와 셀트리온(1131억원) 순매수 규모를 앞섰다.
올 들어 월별로 외국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 1위에 은행주가 이름을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삼성전자나 카카오,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반도체나 바이오, 비대면(언택트) 관련주들이 순매수 상위를 차지했지만 이달엔 그 자리에 은행주가 이름을 올렸다. 신한지주도 이달 외국인 순매수 상위 8위(407억원)에 랭크됐다.
외국인은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지난 2월부터 6월까지 5개월 연속 은행주를 꾸준히 내다팔았다. 순매도 상위 1~10위 종목에 KB금융과 신한지주가 빠지지 않을 정도로 은행주들은 외국인들에게 찬밥 신세였다. 그러나 지난달부터 은행주에 대해 다시 매수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외국인은 지난달 하나금융지주를 836억원 사들이며 순매수 상위(8위)에 올려 놓은 데 이어 이번달엔 KB금융을 지난 4일부터 13일까지 8거래일 연속 순매수하기도 했다. 외국인의 매수세에 힘입어 KB금융은 이달 들어서만 주가가 13% 넘게 상승했다.
외국인이 '사자'로 전환한 것은 실적 악화가 우려됐던 은행주들이 예상과 달리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하자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부각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KB금융의 2분기 순이익은 9818억원으로 증권가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 8501억원을 크게 뛰어넘은 수치다. BNK금융지주(25.5%)와 하나금융지주(18.4%), 신한지주(5.5%) 등도 2분기 순이익 실적치가 컨센서스를 상회했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코로나19 국면에서도 불구하고 은행들의 핵심 영업 부분에서 양호한 성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은행 순이자마진(NIM) 바닥 형성 시기가 예상보다 빨라지는데다 경상 부실증가 우려도 당분간 현실화될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서 은행의 기초체력은 굳건한 상태"라고 진단했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외국인을 포함한 증시 '큰손'들이 배당성향이 높은 은행주 투자를 늘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은행주는 현 수준에서 상승 여력이 크진 않아도 주가의 하방 경직성을 확보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올해 커버리지 평균 배당수익률은 6.9%로 배당에 대한 매력은 분명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다만 외국인의 매수세가 단기에 그칠 가능성도 존재한다. 여전히 해외에서도 은행주 부진이 지속되는 만큼 국내 은행주를 꾸준히 사들이기는 무리라는 판단에서다. 조보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해외에서도 은행주는 시장수익률을 하회하고 있어 외국인이 국내 은행주만 사들이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은행주가 단기적인 순환매로 상승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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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 인하와 저수익 예금 증가 등으로 은행의 수익성 지표인 NIM이 3분기 저점을 찍을 것이란 전망도 은행주 투자를 주저하게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주요국들의 잠재성장률 훼손과 저물가, 풍부한 유동성 등을 고려할 때 금리가 반등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국내은행들의 NIM은 하반기에도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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