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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검찰개혁’ 순수성 훼손시킨 검찰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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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석진 법조팀장.

최석진 법조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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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최석진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주말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검찰 인사’ 관련 글이 화제다.


이번 검사장급 이상 고위간부 인사에 대해서는 거의 모든 언론 심지어 친정부 성향의 언론들마저 ‘검찰총장을 고립시키고, 추미애·이성윤 라인을 중용한 인사’로 평가하고 있다.

그런데도 추 장관은 “이제 검찰에서 ‘누구누구의 사단이다’라는 말은 사라져야 한다”고 자평했다.


추 장관 말대로 이번 인사가 주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검찰수사심의위원회가 ‘기소는 물론 수사도 중단하라’고 한 한동훈 검사장이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수사를 지휘한 이성윤 지검장 휘하 차장검사들은 검사장으로 승진하며 검찰 내 빅4로 불리는 요직을 차지했다.

‘유재수 감찰 무마 사건’이나 ‘검언유착’ 사건 등에서 정부의 입장을 따르며 윤 총장에게 항명한 검사장들 역시 영전했다.


‘내편’은 확실하게 챙기겠다는 메시지로 읽히는 데 무리가 없다.


두 번째 메시지는 정권에 칼을 겨누거나 반기를 든 검사들은 여지없이 좌천시키겠다는 것이다.


이 지검장에게 ‘쓴소리’를 했던 1급 공인전문검사(이른바 ‘블랙벨트’) 1호 문찬석 광주지검장은 초임 검사장들이 보임되는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좌천돼 검찰을 떠났다.


문제는 이런 기조가 곧 이어질 중간간부 인사에서 더 노골적으로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추 장관은 페이스북 글에서 “언론이 점치지 않은 의외의 인사가 관점이 아니다”고 했다.


몰라서 하는 소리다. 추 장관의 이번 인사는 소름끼칠 정도로 언론이 점친 그대로를 실현했다.


또 추 장관은 “인사의 메시지는 아무런 줄이 없어도 묵묵히 일하는 대다수의 검사들에게 희망과 격려를 드리고자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과연 그럴까. 오히려 상당수 검사들은 지금 ‘저런 식으로 해서라도 승진하는 게 맞는 처신일까’라는 내적 갈등을 겪고 있진 않을까.


정권에 줄 대서 출세하려는, 그래서 정권의 입맛에 맞게 수사하는 검사들을 몰아내자고 했던 것 아니었나.


무엇보다 추 장관의 인사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검찰개혁’의 순수성을 훼손시켰다.


권력이 검찰을 내편으로 만들려는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는 한 검찰의 정치적 중립은 요원하다.




최석진 기자 csj040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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