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현산에 경고 "파산한 '몽고메리' 꼴 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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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강욱 기자] "2차 세계대전 직전에는 가장 큰 리테일 업체였던 회사가 어떻게 쇠락했는지 봐야 한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사실상 무산 분위기로 흐르고 있는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M&A)과 관련, HDC현대산업개발(현산)에 엄중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특히 이 회장은 1900년대 미국 리테일산업(유통업)의 양대 산맥 중 하나였지만 지금은 역사 속으로 사라진 '몽고메리 워드'를 예로 들며 현산의 '현명한' 결정을 촉구했다.

이 회장은 전일 산업은행이 출입기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온라인 브리핑 말미에 "옆에서 보기만 하고 가려고 했다"며 갑자기 나와 "최근 과거 케이스가 머릿 속에서 떠오른다"고 입을 열었다. 그는 세계 기업사에서 유명한 몽고메리 워드와 시어스의 라이벌전을 언급했다.


몽고메리 워드와 시어스는 세계 2차 대전 직후인 1945년 향후 경기 전망을 바탕으로 경영전략을 새로 짠다. 몽고메리 워드는 2차대전이 끝나면 전쟁에 참가했던 병사들이 실업자가 돼 공황에 빠질 것이란 확신 하에 투자를 줄이고 은행에 현금을 쌓아두는 전략을 펼쳤다. 반면 시어스는 은행대출을 통해 사업을 확장하며 수요증가에 대비했다. 특히 대도시 지역에 백화점을 만들어 소비자를 끌어들이는 공격적인 전략을 펼쳤다. 전후 미국 경제가 급성장하면서 시어스는 성장 가도를 달렸고 몽고메리 워드는 큰 타격을 입고 쇠락의 길을 걸었다.

이 회장이 두 기업의 사례를 든 이유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인한 현재의 업황침체 상황이 2차 세계대전 전후와 비슷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코로나19로 침체기에 빠진 항공업황을 이유로 현산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무산된다면 몽고메리 워드가 했던 '오판'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심지어 현산이 오판으로 인해 이제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 몽고메리 워드 꼴이 날 수도 있다며 날을 세운 것으로 시장에서는 보고 있다. 128년 역사를 자랑했던 몽고메리 워드는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2000년 말 결국 파산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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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은 "지금의 먹구름이 걷히고 나면 항공산업의 미래가 어둡지 않다"며 "항공산업을 긴 안목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했다. 또 그는 "지금까지의 과정을 보면 시장의 신뢰를 주장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드는 측면이 있다"면서 "시장의 신뢰를 받지 못하면 여러 협의나 경제 활동에 있어 많은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조강욱 기자 jomaro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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